[인터뷰] 트릭컬 “내년 대출 상환 위해 노력 불태우겠다”

- 에피드게임즈 심정선 부대표, 한정현 대표
– 에피드게임즈 심정선 부대표, 한정현 대표

회사 대표가 본인 집 문서를 걸고 살려낸 것으로 유명해진 게임이 있다. 바로 에피드게임즈 ‘트릭컬 리바이브’다. 휘청거리던 첫 서비스 시절은 사라지고 이제는 당당히 한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서브컬처 게임으로 인정받고 있다.

트릭컬을 즐긴 팬들은 게임을 소개할 때 “대표를 팔아먹은 게임”이라고 소개한다. 농담과 동시에 진담이기도 하다. 실제로 유명한 대출에 관련된 이야기 말고도 공식 방송에서 처참하게 무너지는 대표와 부대표를 보고 있으면 정말 게임에 분골쇄신하고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번 2주년 기념 ‘명랑 운동회’에서도 에피드게임즈 한정현 대표와 심정선 부대표가 행사장을 분주히 움직이며 방문하는 유저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유저들과 함께할 때 얼굴에 미소가 만개하는 그들을 보며 새삼 게임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2주년 행사를 맞이해 활력이 넘치는 현장에서 한정현 대표와 심정선 부대표에게 게임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흔히들 궁금해하는 집 대출 현황과 서비스 과정에서 겪은 우여곡절 등 그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한정현 대표 & 심정선 부대표 인터뷰

- 한정현 대표, 심정선 부대표
– 한정현 대표, 심정선 부대표

Q. 많은 일이 있었지만 2주년까지 성공적으로 도착했다. 소감이 어떤지?

한정현: 솔직하게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작년에 비해 회사 규모도 더욱 커졌고 예산도 더욱 많아졌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2주년 행사도 작년보다 큰 규모로 개최할 수 있었다. 다 유저분들이 많이 사랑해 주신 덕분이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

심정선: 정확히 말해 규모는 딱 8배가 늘었고 예산은 3배가 늘었다.

 

Q. 현재 대출 현황이 어떻게 되는가?

한정현: 아쉽게도 아직 대출을 다 갚지는 못했다. 빈말로라도 내년에는 꼭 상환할 예정이다. 현재 상황이 너무 좋기는 하지만 글로벌 서비스라는 큰 관문이 남아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 

 

Q.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많은 업무를 자처한다고 들었다.

심정선: 실제로 회사 내부에서 그런 과로로 인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많은 부분에서 신경 쓰고 있다. 근속 연수에 따라서 최대 8주까지 유급 휴가를 지원하기도 하며 직원들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해 각자 최적화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만약 여행을 가고 싶은데 잘 모른다면 여행 계획까지 설계해 준다. 복지에 관련된 요소를 담당하는 직원도 있다.

 

Q. 25일 2주년 점검이 끝나자마자 서버가 터지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내부 분위기가 어땠는지?

한정현: 2주년을 대비해 서버를 확충했음에도 발생한 사태라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터졌을 당시에는 “우리 갓겜 아니냐?”라는 농담도 할 정도였다. 게임 내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갱신됐다는 의미기도 해서 기쁜 마음이 더 컸다.

- 인권 안경을 잊지 않고 챙긴 대표님
– 인권 안경을 잊지 않고 챙긴 대표님

Q. 다른 서브컬처 게임에서 볼을 늘리는 연출이 등장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다른 서브컬처 게임도 즐기는 편인지도 궁금하다.

한정현: 아마 ‘블루아카이브’였던 것 같은데 당시 굉장히 기쁜 마음이었다. 실제로 블루아카이브는 지금도 열심히 플레이하고 있다. 자랑을 좀 하자면 이번 픽업 캐릭터 2명을 모두 50연차 내로 획득했다. 저를 비롯해 직원들도 다른 서브컬처 게임을 꽤나 하드하게 즐긴다.

심정선: 다른 서브컬처 게임을 보면서 참고할 요소들이 많다. 특히 신작이 나오면 독자적인 시스템이 무엇이 있나 확인하고는 한다. 서로 보완하며 발전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기에 오히려 다른 서브컬처 게임을 해보라고 장려를 하는 편이다. 이런 볼따구 땡기기 연출을 보면서도 “어 이거 트릭컬이다”라는 소리가 나올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는 한다.

 

Q. 3주년 4주년까지 이어지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가? IP 다각화 계획도 있는지?

심정선: 트릭컬 소설이 현재 사전예약이 진행 중인데 오늘을 기점으로 딱 12000명이 구매를 희망했다. 원작이 따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 정도 성과를 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지 않나 희망을 보고 있다. 소설 외에도 다른 멀티 소스들을 활용해서 IP 가치를 강화할 예정이다.

다른 고민 요소로는 게임성과 게임 내 깊이를 보완할 예정이다. 뼈아픈 피드백이지만 모두 사실이다. 인정하는 자세로 여러 방면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 글로벌 진출을 노리고 있는 트릭컬 리바이브
– 글로벌 진출을 노리고 있는 트릭컬 리바이브

Q. 글로벌 서비스 계획은 차질이 없는가?

한정현: 글로벌 서비스는 10월 9일에 시작한다. 중국 서버는 별도로 11월 말에 출시할 예정이다. 사실 글로벌 서비스는 저희도 미지의 영역이다. 향후 성과가 어떻게 될지는 확답을 하기가 어렵다.

심정선: 퍼블리셔만 믿고 손을 놓지는 않을 예정이다. 서비스를 지속하면서 피드백을 주고받고 싸울 수도 있다. 실제로 오늘 아침도 퍼블리셔와 다툼이 있었다. 확실한 점은 서로 다투는 과정 끝에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Q. 글로벌 서버 유저들이 한국어 더빙을 원하는 목소리가 많던데, 제공 계획이 있는가?

한정현: 실제로 글로벌 서비스 피드백에 큰 부분을 차지했던 점이 한국어 더빙이다. 실제로 상당히 요청이 많았다. “일본어 더빙도 훌륭한 성우분들을 많이 채택했는데 왜 이렇게 한국어 더빙 수요가 높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만큼 한국 성우분들이 인정을 받고 캐릭터성을 훌륭히 살린 것 같아서 기쁘다. 글로벌 판에는 순차적으로 한국어 더빙을 제공할 예정이다. 일괄적으로 추가하기는 힘들다. 글로벌판 규칙에 맞게 한국도 처리할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Q. 2주년 영상도 화제가 됐는데, 기획과 진행은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가?

한정현: 항상 부대표한테 “제발 좀 미리 알려줄 수 없냐”라고 물어본다. 거의 촬영 일주일 전이 되서야 대본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한다. 이번 2주년 방송은 아예 2,3일 전에 그 사실을 알아서 그대로 당했다.

심정선: 대부분 특별 방송은 제가 다 담당한다. 기획, 대본, 총괄 등 모두 진행한다. 예능 대본처럼 모든 요소를 작성한 뒤 출연자에게 일주일 전 제공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출연진들 전부 연기자가 아니다 보니 미리 전해줘도 어색하기만 할 뿐이라고 판단했다. 특별 방송이 끝나고서는 후유증이 상당하다. 단순히 몸이 너무 힘들다.

– 혼돈의 2주년 방송 (출처: 에피드게임즈 공식 유튜브)

Q. 대표가 저런 방송을 즐긴다는 유저들도 있다. 직원의 강요인가? 사실인가?

한정현: 트릭컬이 새 출발을 한 9월 27일, 부대표를 겨우 설득했다. 2시간 넘게 설득을 하고 공지를 올리면서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돌아가는 길에 “게임을 살리려면 너를 팔아야겠다”라는 소리를 했다. 그 당시에는 “이미 게임이 망했는데 뭘 살려, 그래도 날 팔아서 해결될 문제면 한 번 해봐라”고 했다. 그리고 이 말이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선택 TOP 3안에 들었다. 이렇게까지 팔릴줄은 꿈에도 몰랐다.

마빡이 방송 때는 솔직한 심정으로 인권이 실시간으로 박살나는 기분이었다. 슬슬 직원들도 가담하기 시작함을 느낀다. 이번에 돈가스를 튀기는 특집 방송도 대뜸 직원이 권유한 아이디어가 채택돼서 이런 사단이 벌어졌다.

 

심정선: 다른 게임이 하지 않은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솔직히 정면 대결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로 돌파구를 찾는 게 현재 저희가 가진 방향성이다. 대표를 이미지로 브랜딩화한 것도 그런 시도의 일환으로 봐주시면 되겠다. 

 

한정현: 사실 이쯤 되면 아무리 그래도 제가 팔리는 과정에서 동의를 구해야 하지 않나 싶은데 부대표도 그렇고 직원도 그렇고 아무도 저한테 동의를 구하지 않는다…

 

Q. 고블린 무녀가 실장은 트릭컬 유저들의 뜨거운 감자다. 실장 계획이 있는가?

한정현: 항상 고블린 무녀를 얘기할 때 ‘파맛 첵스’에 비유하고는 한다. 유저들이 원하는 것처럼 보여도 막상 출시하면 불호 의견이 많을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추억은 추억으로 남는 편이 좋다고 본다.

심정선: 현재까지 고블린 무녀는 실장 계획이 없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다.

- 고블린 무녀는 없을 예정이다
– 고블린 무녀는 없을 예정이다

Q. 테마극장 퀄리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추가 빈도가 어떻게 되는가?

심정선: 내일이면 테마 극장 후반부가 공개된다. 후반부에는 새로운 연출을 드라마틱하게 추가했다. 새로운 시스템도 등장할 예정이다. 테마 극장 퀄리티와 주기는 절대 타협할 생각이 없다. 한 번 타협하는 습관이 들면 계속해서 안 좋은 일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한정현: 상기한 이유로 이러한 주기와 퀄리티를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무리가 가지 않도록 복지를 체계적으로 제공하려고 한다.

 

Q. 상표권 분쟁은 현재진행형인가?

심정선: 에픽게임즈와는 계속 의논하는 상태다. 해당 업체와 직접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상황은 아니다. 중간에서 조율을 진행하고 있는 담당자가 있는 상태다.

 

Q.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한정현: 트릭컬을 처음 런칭할 당시에는 다음 달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꾸준히 노력했다. 그 노력이 지금껏 이어졌기에 이런 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고 본다.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유저분들이 보내주신 성원과 관심 덕분이다. “여기서 더 드라마틱하게 잘해보겠습니다”라고는 말씀드리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처럼 꾸준히 노력하면서 유저분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심정선: 1주년 때도 살아 있다고 전했는데 2주년이 되어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이러한 콘셉트가 유저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뭔가를 하면서도 꾸준히 살아남는 모습을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조금씩 성장하고 건강해지는 트릭컬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