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스마트폰 불빛, 심혈관질환 위험 높여


자기 전까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건강을 생각한다면 밤에는 빛을 멀리해야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밤 시간대의 강한 빛에 노출되면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등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늦은 밤 스마트폰 사용이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처: Gettyimagesbank]

늦은 밤 스마트폰 사용이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처: Gettyimagesbank]


호주 플린더스 대학교(Flinders University)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야간 빛 노출이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다. 연구팀은 영국 성인 약 8만8000명의 손목에 조도 센서를 부착해 일주일간의 빛 노출량을 측정했다. 이후 9년 반 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야간 빛 노출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밤에 밝은 빛(15.3Lux·TV나 스마트폰 불빛 수준)에 노출된 사람은 어두운 환경(0.62Lux·달빛 혹은 어두운 방 수준)에 머문 사람들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았다. 구체적으로 ▶심부전 56% ▶심근경색 47% ▶관상동맥질환과 심방세동 32% ▶뇌졸중이 28% 높게 나타났다.


빛 노출은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여성은 일반적으로 심혈관질환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있지만, 밤에 밝은 빛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그 차이가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여성이 빛에 의한 생체시계 교란에 더 민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밤 시간대 밝은 빛에 노출된 여성은 심부전과 관상동맥질환 발생과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플린더스대 FHMRI 수면건강연구소의 다니엘 윈드레드(Daniel Windred) 박사는 “밤에 빛에 노출되는 것은 심혈관질환의 독립적인 위험 요인으로 확인됐다”며 “밝은 빛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몸의 생체시계(일주기 리듬)가 교란돼 심혈관계에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


늦은 시간 빛에 노출되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숙면을 방해한다. 장기적으로는 생체리듬이 무너져 불면증, 비만, 암 등 다양한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다행히 이러한 문제는 생활 습관을 조금만 바꾸면 개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암막 커튼으로 외부 빛을 차단하고 잠자기 전 스마트폰이나 TV 등 전자기기 사용을 피하는 것이 도움 된다.


야간 빛 노출과 심혈관질환 위험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는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야간 빛 노출 외에도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이 있다. 이러한 질환들은 혈관 부담을 가중시켜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 적극적인 관리 및 치료가 필요하다. 운동 부족, 정신적 스트레스, 흡연 역시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반대로 꾸준한 운동과 싱겁게 먹는 습관은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 된다.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도 충분히 섭취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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