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샘암 환자 50.6%가 진단 당시 ‘고위험’…“조기 검진 체계 부재”


전립샘암을 일찍 발견하려면 혈액검사를 통한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 [출처: Gettyimagesbank]

전립샘암을 일찍 발견하려면 혈액검사를 통한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 [출처: Gettyimagesbank]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이 전립샘암을 일찍 발견하는 데 도움되는 전립샘 특이항원(PSA) 검사를 국가암검진 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한비뇨의학회는 최근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실린 연구결과를 근거로 전립샘암 국가검진 도입이 시급하다고 17일 밝혔다.


국내 51개 종합병원에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전립샘암으로 진단된 환자 2만7075명을 대규모로 분석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진단 당시 환자의 절반 이상인 50.6%가 이미 질환이 진행된 고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내 전립샘암 조기 발견 체계의 한계를 보여주는 결과다.


특히 저위험 전립샘암 비율은 2010년 11.4%에서 2020년 7.6%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서구 국가에선 PSA 선별 검사 도입 이후 저위험군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와 달리 한국은 이와 반대로 저위험군 비율은 감소하고, 고위험군 비율이 높아지는 역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국가 차원의 조기 검진 체계가 부재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역 간 검진 불균형도 두드러졌다. 농어촌 지역 환자의 고위험 비율은 55.4%로, 도시 지역(47.7%)보다 7.7%나 높았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이대비뇨기병원 고영휘 교수는 “이번 대규모 다기관 연구를 통해 국내 전립샘암의 심각한 진단 현실을 확인했다”며 “환자의 절반 이상이 고위험 단계에서 진단되는 것은 국가 차원의 조기 검진 체계가 부재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립샘암은 혈액 검사(PSA)만으로 쉽게 조기 발견이 가능한 만큼 PSA 검진을 국가암검진 항목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비뇨의학회 서성일(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회장은 “전립샘암은 이제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대응이 필요한 질환”이라며 “피 검사를 통해 조기에 전립샘암을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PSA 검사를 국가암검진 항목에 포함하고, 농어촌 및 취약 지역 등 검진 사각지대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어 “전립샘암 조기 검진 도입과 더불어 과잉 진단·치료를 방지할 명확한 원칙을 마련하고,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의사 결정을 내리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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