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진행되는 유전병 ‘다낭신’, 가족력 있다면 정기 검진이 답


◆건강 문제를 마주하는 순간, 환자와 보호자는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어떤 치료를 받을지, 앞으로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 판단해야 하죠. 하지만 실제 상황에 맞는 올바른 기준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헬스나침반’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독자가 의료 현장에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핵심 의료 정보를 선별해 제공합니다. 


만성콩팥병을 일으키는 다낭신은 관리가 가능한 유전질환이다. [출처 Gettyimagesbank]

만성콩팥병을 일으키는 다낭신은 관리가 가능한 유전질환이다. [출처 Gettyimagesbank]


독자의 궁금증


다낭신은 초기 증상이 명확하지 않은 유전질환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해야 할까요?


전문가의 한 마디: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장내과 최수정 교수




다낭신은 만성 콩팥병을 일으키는 유전질환입니다. 신장(콩팥) 내부에 수많은 물주머니(낭종)가 생겨 신장은 점점 커지지만, 기능은 떨어지는 상태죠. 정상 신장의 크기는 남성 약 10cm, 여성 약 9cm입니다. 하지만 다낭신 환자에서는 수십 cm까지 커질 수 있어요.


다낭신은 대부분 유전적으로 발생하며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이 가장 흔합니다. 부모 중 한 명이 환자라면 자녀에게 50% 확률로 유전됩니다. 주된 원인은 PKD1(약 85%)과 PKD2(약 15%) 유전자 변이입니다. 이 외에도 드물게 소아기에 발견되는 상염색체 열성 다낭신이 있습니다. 가족력이 뚜렷한 경우가 많아 환자 가족도 신장 초음파, CT를 통해 조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다낭신 초기엔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점차 진행되면서 옆구리 통증, 복부 팽만감, 혈뇨, 고혈압, 잦은 요로감염, 신장결석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약 45세 이전에는 증상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낭신이 진행하면 신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혈압, 뇌동맥류, 간낭종, 췌장낭종, 심장판막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되기도 해요.


진단은 초음파, CT, MRI 등 영상 검사를 통해 이뤄집니다. 먼저 낭종의 개수와 크기를 확인해요. 특히 MRI는 신장 용적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어 예후 예측에 유용합니다. 산전검사, 신장 이식 등 필요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해 가족력 확인이나 장기 예후를 예측하기도 합니다. 


현재 낭종 자체를 없애거나 유전적 결함을 교정하는 근본 치료법은 없습니다. 다낭신 치료의 목표는 신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고 합병증을 조절하는 것이에요. 국내에는 낭종 성장 억제제 ‘톨밥탄(Tolvaptan)’이 도입돼 사용되고 있습니다. 톨밥탄은 신기능 저하를 늦추는 효과가 입증됐습니다. 하지만 갈증과 다뇨, 간 기능 이상 같은 부작용과 고가의 약값으로 사용이 제한적입니다.


현재 원인 유전자 교정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다낭신은 ‘관리할 수 있는 유전질환’입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6개월마다 신기능 검사를 받고, 혈압을 관리하는 것이 신장 건강을 지키는 길입니다.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생활정보 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