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수 ‘토닥토닥 쓰담쓰담’ 개인전….”전유성형 보고 있죠?”

뼛속까지 녹아 내년에는 이곳에 남아있으려나....주홍수의 '토닥토닥 쓰담쓰담'
뼛속까지 녹아 내년에는 이곳에 남아있으려나….주홍수의 ‘토닥토닥 쓰담쓰담’

주홍수(61)는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만화가다. 1983년부터 40년 넘게 애니메이터로, 작가로 활약했다.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 발표된 다수의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했다. ‘판다랑’ 등 본인의 원작 두 편은 KBS와 MBC, 중국 CCTV에서 방영되었다. 

그는 애니메이션 작업이 중심이었지만 시사만화도 그렸고, 글 솜씨도 빼어났다. “시나리오부터, 배경, 인물디자인, 콘티 등 상업용 애니메이션 작품을 혼자 해내는 애니메이션 감독”이라는 유명세의 배경이 있다.


광주광역시 생각상자에서 11월 18일에서 12월 19일까지 열리는 주홍수 개인전. 사진=주홍수
광주광역시 생각상자에서 11월 18일에서 12월 19일까지 열리는 주홍수 개인전. 사진=주홍수

게임톡에도 ‘주홍수의 삼라만상’을 100회 연재하면서 미려한 문장과 통찰력이 담긴 시선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그림과 글과 엮어낸 산문집 ‘토닥토닥 쓰담쓰담’도 펴냈다. 

이어 게임톡에 연재된 생활 감성 웹툰 ‘나옹이네’는 길고양에서 모티브로 6년여간 생활 속에서 관찰하고 메모한 결과를 작품화했다. 역시 같은 매체에 100회 연재를 앞두고 있다. 

그는 또한 클래식과 오디오에도 조예가 깊다. 이미 중학교 시절부터 LP 백판을 사기 위해 청계천 풍물시장을 자주 찾을 정도로 고전음악을 자주 듣는다. 

주홍수 작가. 사진=남궁옥분 페이스북
주홍수 작가. 사진=남궁옥분 페이스북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산오르기와 트레킹이다. 그는 등산학교 출신으로 한국 백두대간을 거의 탔고, 암벽등반을 즐긴다. 지난해에는 제주올레 완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완주했다.  

이같이 팔방미인인 그가 광주광역시 생각상자에서 11월 18일에서 12월 19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을 연다. 초대전의 제목은 ‘토닥토닥 쓰담쓰담’, 산문집 제목이다. 책에서 그는 약하고 힘든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아내 감동을 주었다. 

가을을 떠나보내는 11월 중순, 낙엽이 흩날리는 가운데 주홍수 작가는 너무나 슬프다. 생전에 그토록 따랐던 ‘전유성 형님’이 저 세상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고 전유성 개그맨은 ‘토닥토닥 쓰담쓰담’ 추천사를 써주었다. 

초대전이 열린 18일 게임톡이 주홍수 작가와 인터뷰를 했다. 코 끝에 찬바람이 스쳐가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림이 나에게 말한다. 이만하면 뭐 어때서. 수고했네”

'토닥토닥 쓰담쓰담' 뒷표지의 사진. 
‘토닥토닥 쓰담쓰담’ 뒷표지의 사진. 

■ 광주의 ‘갤러리 생각상자’서  삶그림 이야기 ‘토닥토닥 쓰담쓰담’ 개인전 

Q. 주홍수 ‘토닥토닥 쓰담쓰담’ 개인전이 열린다. 초대전은 광주에 열린다. 어떻게 열리게 된 건가?

A. 개인전은 11월 18일에서 12월 19일이 열린다. 평소 알고 지내던 광주광역시에 있는 예술인 주홍 작가의 초청으로 준비했다. 주홍 작가는 현재 광주의 ‘갤러리 생각상자’ 관장이다.

주홍수 작가의 작품에는 약하고 힘든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사진=주홍수
주홍수 작가의 작품에는 약하고 힘든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사진=주홍수

Q. 제목이 이미 출간한 삶그림 이야기 ‘토닥토닥 쓰담쓰담’ 책과 같다. 책에 담은 그림을 중심으로 개인전을 갖게 되었나? 아니면 다른 작품도 추가되었나.

A. 광주 전시를 주최한 갤러리 생각상자측에서 기존 출간된 책의 삽화 형식의 작품이 있냐고 문의가 와서 그동안 그려 놓았던 작품과 추가해서 그려 준비했다.

■ “고 전유성 형님이 제 책 ‘토닥토닥 쓰담쓰담’의 추천서 써주셨어요”

Q. 최근 주홍수 작가가 형님으로 따랐던 개그맨 전유성씨가 작고했다. 주 작가님은 SNS을 통해 연속으로 깊은 슬픔을 전했다. 이 전시회에 전유성씨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생각난다. 

A. 전유성 선배도 개인전 준비를 하는 걸 알고 계셨다. 만약에 건강하셨다면 오셨겠죠. 제 책 ‘토닥토닥 쓰담쓰담’의 추천서를 형님이 써 주셨다. 이번 초대전에 브로셔에도 형님의 추천서 내용을 그대로 담았다. 이번 전시회는 출간돤 책 내용의 연장선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전유성의 딸이 운영하는 지리산 인월 ‘제비’ 카페 벽에 있는 주홍수 작가의 그림 ‘내가 참 좋아하는 유성이 형. 사진=주홍수 페이스북
전유성의 딸이 운영하는 지리산 인월 ‘제비’ 카페 벽에 있는 주홍수 작가의 그림 ‘내가 참 좋아하는 유성이 형. 사진=주홍수 페이스북

Q. ‘토닥토닥 쓰담쓰담’ 책 띠지에도 전유성씨의 ‘참 잘했어요! 도장 하나 꾹 눌러주면 좋겠다’는 추천사가 있어 눈에 띄었다. 전유성씨와의 인연도 소개해달라. 또한 옆에 있다면 이 전시회에 대해 어떻게 평할까 궁금하다. 

A. 형님과 인연은 1989년 ‘재미있는 신문’ 창간을 준비하며 당시 칼럼을 전유성 이외수 마광수가 쓰고, 제가 삽화를 그리기로 하면서 인연이 되었다. 그러나 이후 군사정부 시절이라 허가가 나지 않았다. 결국 아무일 없듯 무산되었다. 그렇게 우연한 인연이 계기가 되어 제 책 추천서까지 써 주셨다. 

Q. 주 작가님을 볼 때마다 약하고 힘든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A. 삶은 대부분 전쟁 같은 투쟁으로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드라마처럼 화려함은 없다. 매일매일 먹고살기 위해 고초를 겪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제 인생도 그랬다. 그래서 우리들 모습을 그림으로 남겨 그들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렸다.

Q. 142페이지에는 ‘사는 동안 얼마의 무게를 지고 갈까나. 이고 지고 가는 삶의 무게가 버겁다. 한 걸음 한 걸음 보기에도 무거운 삶에 호흡이 가쁘다. 먹기 위해 뛰고 싼다. 오늘도 내일도.’가 있다.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주홍수의 스케치. '토닥토닥 쓰담쓰담'의 주제다.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주홍수의 스케치. ‘토닥토닥 쓰담쓰담’의 주제다. 

짐을 들고 가거나 책가방을 지고 가는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는 뒷모습이다. 그런가 하면 “한여름에도 뼈가 시린다”(15P)도 있다. 이 전시회에서 어떤 느낌을 갖고 갔으면 하는 바람을 알고 싶다. 

A. 위로받기 원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보다 더 못한 사람들을 보며 삶을 수정하는 계기 감사하는 마음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림 중에 일부는 제가 힘들 때 그려놓은 그림들도 있다.

검은색을 많이 쓰는데 검은색은 밝은 모든 것을 지워버리는 색이다. 가난한 국가나 경제가 어려울 때 검은색 옷을 많이 입는다는 연구발표도 있다. 우리는 이 겨울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전시를 관람했으면 한다.

100회를 향해 가고 있는 주홍수의 나옹이네. 사진=게임톡
100회를 향해 가고 있는 주홍수의 나옹이네. 사진=게임톡

■ 두 번째 산티아고 순례길 도전…전유성형 아이디어 ‘108번뇌전’도 구상

Q. 게임톡에 연재한 ‘주홍수의 삼라만상’ 칼럼은 100회로 끝났다. 마지막 칼럼은 ‘26년 전 봉천동 ‘심포니아’ 고전음악감상실‘이었다. 주 작가님은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다. 

’주홍수의 삼라만상‘ 이후로 연재하는 것은 웹툰 ’주홍수의 나옹이네‘다. 거의 100회를 다가온다. 글에 이어 웹툰도 인기가 좋다. 

제가 알고 있는 주홍수의 다른 키워드는 음악과 중국, 산, 여행, 봉천동 등이다. 작가님이 전시회에 내놓은 작품의 키워드 5개만 주제어와 내용을 소개해달라. 

주홍수의 삼라만상 100회. 26년 전 봉천동 ‘심포니아’ 고전음악감상실
주홍수의 삼라만상 100회. 26년 전 봉천동 ‘심포니아’ 고전음악감상실

A. 그림의 대부분은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 중 가난, 고독, 배고픔, 같은모습, 인생 뭐 이런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우리들 주변 모습이다.

Q. ‘주홍수의 웹툰 나옹이네’는 100회를 지나 계속 연재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두 번째 걷고, 이어 포르투갈길까지 걷기로 했다. 순례길을 비롯한 삶의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내년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시 도전한 이유는?

A. 프랑스길 완주 후 내면의 가치는 무엇인가? 라는 화두를 안고 다시 가야만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왕이면 포루투갈길, 북쪽길, 은의길 모두 완주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후 책을 쓰고 사진전 스케치전을 다시 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제야 비로소 내 삶에서 어떤 것을 채우고 비워야 하는지 조금 알게 되었다. 진정한 도전이 무엇인지 환갑이 넘어 깨닫는다.


Q. 마지막으로 올해의 남은 일과 평생을 걸어온 애니메이션에 대한 자체 평가, 내년을 포함 앞으로 작업에 대해서 듣고 싶다. 

A. ‘나옹이네’는 내년도 연재는 계속한다. ‘108번뇌전’이라는 주제로 커리커처를 주문받아 전시 준비를 할 생각이다. 

전유성 선배가 어이디어를 준 것인데 가끔 형님은 신동엽 최양락 조세호 등 후배에 선물로 주기 위해 저에게 커리커처를 부탁했다. 아무튼 108명을 채우고 재미있는 그림전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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