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의 자신감을 지키는 탈모 관리법


역사 속 탈모


탈모는 오랫동안 남성들의 고민거리였다. 구약성경 판관기에 나오는 삼손과 데릴라의 삼손은 맨손으로 사자를 찢어버리는 괴력 장사였지만 머리카락을 잃고 그 힘을 잃어버린다. 열왕기하 2장에서는 아이들이 선지자를 ‘대머리’라 놀리자 곰이 나와 아이들을 죽였다는 구절도 있다.  


역사 속에서도 탈모와 관련된 일화를 찾아볼 수 있다. 로마의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시저)는 집안에 대머리가 많아, 풍성한 머리에 대한 염원을 담아 ‘머리가 풍성한’이란 뜻의 ‘카이사리에스’를 성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일본 전국시대의 오다 노부나가는 가신 아케치 미츠히데의 이름 한자(明智光秀)가 ‘빛나는 대머리(光禿)’와 한자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그를 자주 조롱했다. 놀림이 얼마나 심했는지, 오다는 일본 전국시대 통일을 앞두고 미츠히데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이처럼 탈모는 역사 속에서도 단순히 외모 문제를 넘어 남자의 자존감에 깊은 영향을 미쳐왔다. 특히 40대 중년 남성들에게 탈모는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이 시기는 사회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가정과 직장 모두에서 막중한 책임을 지는 때이기 때문이다.  


10여 년 넘게 모발이식을 해온 경험에 비추어 보면, 중년 남성들이 수술을 결심하는 이유는 단순히 더 잘생겨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자녀가 부끄러워한다는 이유, 직장에서 지위가 높아지면서 대면 업무 시 나이가 들어 보이는 것에 대한 부담, 가정과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존감이 떨어지는 경험 등이 주요한 동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중년 탈모의 관리법


모두모의원 대구본점 이수익 대표원장
모두모의원 대구본점 이수익 대표원장


모발이식 상담에서 환자들이 많이 묻는 건 “뒤에서 뽑은 모낭은 다시 자라나요?”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라지 않는다.  


모발이식 수술은 간단하게 말하면 ‘머리카락 자리 재배치’ 수술이다. 이미 약해진 M자나 정수리의 가는 모발 대신, 뒤쪽의 건강한 굵은 모낭을 가져와 옮겨 심는 방식이다. 따라서 뒤통수의 모낭 개수가 충분하지 않다면 수술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고, 탈모 범위가 넓다면 수술로 완벽하게 가리기 어렵다.


그러나 모낭이 완전히 소실되기 전에 탈모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마치 시속 100km로 달리는 자동차를 시속 20-30km로 줄이듯, 탈모 진행 속도를 늦추면 본격적인 탈모 시기를 미룰 수 있다.  


남성형 탈모의 기전


남성형 탈모(안드로겐 탈모)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5α-환원효소(5a-reductase)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환되면서 발생한다. DHT는 모낭을 점차 축소하고 모발의 성장기를 단축시켜, 머리카락이 점점 가늘고 짧아지다가 결국 소실시킨다.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경우, 주로 30대부터 시작되어 중년기에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탈모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는 DHT 생성을 억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개발된 대표적인약물이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가 있다. 피나스테리드는 5a-환원효소(5a-reductase) 억제제로,  효소 작용을 억제해 DHT 수치를 떨어트려 탈모 진행을 지연시킨다. 다만 DHT는 성 기능과 생식 기능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남성 호르몬이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약물은 성욕 저하, 성 기능 장애, 정자의 운동성과 수 감소 등 부작용 우려가 있다. 따라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와 처방이 필요하다.


피나스테리드의 안전성과 효과의 균형


현재까지 임상 경험과 연구를 종합하면, 피나스테리드 1mg은 안정성과 효과가 입증된 약물이다. 생식 기능에 미치는 영향과 부작용이 적으면서 탈모 억제 효과가 입증되었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식약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남성에게 안전성과 효과의 균형 측면에서 우선 고려되는 약물이다.  


M자와 정수리의 머리가 눈에 띄게 가늘어지고 예전만큼 스타일을 유지하기 어려운 시점이 온다면, 자존감이 더 떨어지기 전에 가까운 의원에 방문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작은 선택이 중년남성의 자신감을 크게 회복시켜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