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센터’ 한산이가의 창작 특강 feat 광운대 사회교육원, 경기웹툰페어 


광운대학교 사회교육원 주최 특강에서 강연 중인 한산이가 작가.
광운대학교 사회교육원 주최 특강에서 강연 중인 한산이가 작가.


지난 9일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 소극장과 21일 고양 킨텍스에서는 <중증외상센터> 원작 웹소설로 유명한 한산이가 작가(본명 이낙준)의 특강이 연이어 열렸다. 


한산이가 작가는 <중증외상센터>, <의술의 탑>, <A.I 닥터>, <검은 머리 영국 의사> 등 다양한 웹소설을 집필한 의사이며, 특히 <중증외상센터>의 성공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의 영상화로 유명하다.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는 이낙준 작가의 웹소설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네이버시리즈)가 원작이다.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다. 사람만 살릴 수 있다면 물불 안 가리고 기꺼이 달려드는 백강혁과 의료진들의 분투와 판타지는 사람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한산이가, 이낙준 작가는 실제 의사다. 정형외과의로 수술실에서의 경험도 적지 않으며, 동료들과 유튜브도 진행하고 있다. 작가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웹 소설을 집필하기 위한 방법과 고민 그리고 왜 자신의 작품이 선택받았는가를 콘텐츠 관련 직업이나 웹소설 작가,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솔직하게 전해주었다. 


광운대학교 사회교육원 주최 특강에서 강연 중인 한산이가 작가.
광운대학교 사회교육원 주최 특강에서 강연 중인 한산이가 작가.


작가는 먼저 웹소설의 특징과 자신의 데뷔시절과 현재의 차이를 짚어주었다. 


일단 주목할 것으로 웹소설이 상업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라고 말하였다. 웹툰의 경우 네이버와 다음에서 처음 무료로 제공됐는데, 이는 판매 수익 보다 플랫폼 이용자를 늘리려는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반면 웹소설은 시장 자체가 커진 뒤 등장해 처음부터 유료로 제공됐다. 이미 ‘미리보기’ 시스템이 존재했기 때문에 플랫폼은 이것만으로도 수익이 된다고 판단했고, 자연스럽게 소비자에게 권한이 집중됐다. 이 때문에 창작자들은 독자가 재미있어 하는 장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상업적이 되었다는 것이다. 


광운대학교 사회교육원 주최 특강에서 강연 중인 한산이가 작가.
광운대학교 사회교육원 주최 특강에서 강연 중인 한산이가 작가.


그러면서 그는 웹소설 시장 규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작가가 글쓰기를 시작한 2016년만 해도 웹소설 전체 시장 규모가 약 300억 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조4000억 원으로 40배 이상 성장했다. 작가는 “제가 데뷔할 때보다 문턱이 많이 높아졌다”며, 과거에는 웹소설 시장이 작아 다이내믹한 측면이 있었으나 지금은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걸 고려하라고 당부한다. 


또한 당시에는 독점 연재가 없었다고 한다. 어느 한 사이트에서 연재를 시작하면 네이버, 카카오 등 여러 플랫폼을 돌면서 작품이 판매되고, 최종 선택권은 독자에게 있었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재미있는 글을 귀신같이 알아봤고, 그래서 잘 쓴 글은 반드시 팔린다는 불문율이 있었다고 이 작가는 회상한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독점 연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또한 (어느 정도 성공한 중견작가의 경우) 전작과 비교했을 때 글이 부족하더라도 플랫폼 입장에서는 거절하기 어려워 밀어주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가는 한마디로 웹소설 시장을 정글이라고 정의했다. 


“결국 끝까지 살아남는 것은 잘 쓴 글이다. 그래서 저는 여기를 정글이라고 부른다.” 


광운대학교 사회교육원 주최 특강에서 강연 중인 한산이가 작가.
광운대학교 사회교육원 주최 특강에서 강연 중인 한산이가 작가.


 


작가는 웹소설 성장의 이유로 미디어믹스가 구축한 생태계의 순환을 꼽았다. 웹소설이 인기를 얻으면 웹툰으로 제작되고, 그게 인기가 높아지면 또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드라마 시청자들이 역으로 원작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메이저 엔터시장이 수십 년간 쌓아온 독자층이 웹소설로 유입돼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이 작가는 “제 작품은 유독 웹툰으로 잘 만들어지는 편“인데, (누가 물어보면) “’항상 원작을 초월한 드라마, 원작을 초월한 웹툰이 나왔다’고 답한다고 한다. 성공한 자의 겸손? 아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냉정하게 바라보는 눈이 있었다. 아무래도 의사로서의 경험, 특히 수술에 섬세한 묘사가 가능한 자신의 장점과 글맛이 다른 작가에 비해 떨어진다는 자체 평가에 대해 담담하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특히, 초기 작품부터 왜 이런 작품을 집필했고, 또 왜 실패했는지에 대해 한 편씩 그 내용과 기획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예비 작가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경험을 정리해주었다. 


광운대학교 사회교육원 주최 특강에서 강연 중인 한산이가 작가.
광운대학교 사회교육원 주최 특강에서 강연 중인 한산이가 작가.


결국 그의 결론은 “글, 그림, 영상은 모두 이야기를 담는 매체일 뿐이다. 이야기의 핵심은 서사와 캐릭터”라는 것이다. 그의 전작들은 그것을 살리지 못했고, 그래서 성공을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감독과 배우의 작업을 보면서 영화는 글맛과 다른 힘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작가는 자신의 글에 대해 “글 자체로 가진 무기가 약하고, 잘 쓰는 글은 아니다. 글맛이 부족해 소설끼리 경쟁할 때는 불리하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웹툰으로 각색되면 글맛이 사라진다. 제가 가지지 못한 글맛을 웹툰 작가가 그림과 연출로 보완해 더 나은 작품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중증외상센터> 촬영장에서의 에피소드를 말해준다. 


“윤경호 배우가 저와 웃으며 이야기하다가도 큐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오열했다. 그 모습을 보고 ‘저게 감독이 가진 무기구나. 배우가 지닌 생동감은 내 글로 표현하기 힘든 무기’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결국 미디어의 차이가 있고, 이 작가의 웹소설만이 가지는 장점과 여백이 영상화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말인 듯하다.  


이낙준 작가의 특강은 미디어믹스 시대 글쓰기의 경험과 노하우가 잘 담겨 있었다. 그 역시 이제는 마지막이다고 생각하며 쓴 <중증외상센터>가 성공을 거두며 작가로서의 삶과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덕분에 작가로서 자기의 작품을 어떻게 바라보고, 또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한산이가 특강이 가을 축제와 컨퍼런스 그리고 대학에서 자주 열리고 있다. 미디어믹스 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보이기 때문인 듯하다. 


광운대학교 사회교육원 주최한 한산이가 작가의 특강에 앞서 환영사와 함께 강사를 소개하는  광운대학교 사회교육원 원장.
광운대학교 사회교육원 주최한 한산이가 작가의 특강에 앞서 환영사와 함께 강사를 소개하는 광운대학교 사회교육원 원장.


특강을 주최한 광운대 정보과학교육원 역시 “이번 특강을 통해 웹콘텐츠, 웹소설, 문예창작학과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최상의 교육환경과 다양한 경험을 위한 특강”을 계속 준비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광운대학교 정보과학교육원은 현재 실기, 내신, 수능 관계없이 면접 100% 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고3 졸업 예정자, 졸업자, 재수생, N수생, 검정고시 합격자 등을 대상으로 원서 접수를 진행 중에 있으며, 수시와 정시 횟수 차감 없이 지원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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