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줄면 멜라토닌이라는 잠의 호르몬 분비가 늘어난다. [출처: Gettyimagesbank]](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0/31140_32837_420.jpg?resize=600%2C400)
가을이 오면 괜히 잠이 많아지고 평소엔 안 먹던 빵이나 과자가 당기나요? 그렇다면 우리 몸이 꽤 과학적으로 반응하는 중입니다.
가을엔 낮이 짧아지고 햇빛이 약해집니다. 우리 뇌는 일종의 조명 센서처럼 반응해서 햇빛이 줄면 세로토닌이라는 행복 호르몬 분비를 줄이고 대신 멜라토닌이라는 잠의 호르몬을 늘립니다. 잠은 늘고 기분은 가라앉고, 이상하게 달달한 게 당기죠.
가을을 탄다는 건 단순한 감상보다 계절성 우울증에 가까운 생리적 반응일 수 있습니다. 가을부터 봄까지 반년 동안 경미한 우울감에 머무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몸은 스스로 보상을 찾습니다. 그게 바로 탄수화물입니다. 빵이나 초콜릿을 먹으면 세로토닌이 잠깐 올라가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그러니 요즘 들어 유난히 빵 없인 못 산다 한다면 의지박약이라기보다는 뇌의 전략일 수도 있습니다.
가을 우울감을 이기는 간단한 방법은 ‘빛’입니다. 햇볕을 쬐면 세로토닌 분비가 늘고 비타민D 합성도 활발해집니다. 하루 30분 정도, 가볍게 산책하며 햇살을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외출이 어렵다면 커튼을 활짝 열고 창가 쪽으로 자리를 이동하세요. 가능하면 오전 햇살이 가장 좋은 시간대(10시~2시)에 실내를 환하게 유지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광(光) 치료가 실제 계절성 우울증 치료에 쓰일 정도로 빛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세로토닌은 음식으로도 만들어집니다. 비타민D와 트립토판이 재료인데요, 비타민D는 등푸른생선, 우유, 달걀노른자, 버섯에 풍부합니다. 트립토판은 견과류, 두유, 치즈, 바나나에 많습니다.
이 두 친구가 만나야 세로토닌이 완성되므로 아침엔 달걀과 우유, 오후엔 바나나 한 개와 견과류 한 줌의 조합을 기억해두세요. 커피 대신 따뜻한 두유 한 잔도 괜찮은 처방입니다.
기분이 가라앉을 땐 억지로 기분을 바꾸려 하지 말고 그냥 한 걸음 물러나서 관찰해보세요. 가볍게 걷거나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도 좋습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이 마음을 회복시키는 시작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