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강남의 심장, 신세계로 다시 뛴다… 3조 백화점의 ‘영향력’

[박정우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강남 한복판, 시장의 심장이 다시 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지난 11월 누적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백화점 업계의 역사를 다시 썼다. 3년 연속 매출 3조와 더불어 달성 시점은 지난해보다 3주나 빨랐다. 경기침체·소비추세 등 급변하는 유통 트렌드 속 꾸준함을 보이며 실력을 입증한 현재. 취재진은 단순한 유통 점포가 아닌, 국내 럭셔리 시장·외국인 관광을 주도하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영향력’을 들여다봤다.

강남점은 올해 11월 초까지 8.1%의 견고한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국내 백화점 중 가장 먼저 매출 3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2022년보다 두 달, 2023년보다 약 3주 앞선 기록으로, 단일 점포 기준 국내 매출 1위 백화점의 위상을 입증한 성과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의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완성하며, 지역 내 압도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강남점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명품 카테고리는 지점의 대표 자산이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을 포함해 구찌, 디올, 프라다, 보테가베네타 등의 고급 브랜드 매장이 100여 개 입점해 있다.

명품 브랜드에서 강남점의 차별점이 더욱 돋보이는데, 베이비디올이 국내 최초로 입점했으며, 오데마피게는 국내 유일 매장이다. 루이비통 주얼리 전문 매장도 국내 첫 번째, 세계에서 세 번째다. 강남점은 이러한 기세에 힘입어 럭셔리 워치·주얼리 매출을 올해 10월까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시켰다. 명품 브랜드 고객을 완전히 흡수한 셈이다.

강남점은 ‘쇼핑’ 아닌 ‘체험’을 판다

강남점의 차별점은 단순 명품 브랜드 라인업뿐만이 아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을 약 10년간 리뉴얼했다. 그 결과, 국내 최대(약 2만㎡) 식품관을 완성했다.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 프리미엄 푸드홀 ‘하우스 오브 신세계’, 16년 만에 리뉴얼된 ‘신세계 마켓’, 프리미엄 델리 전문관 등이 강남점의 자랑이다.

이 복합 식문화 공간들의 특징으로는 단순한 매장을 넘어 ‘미식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다. 리뉴얼 이후 식품관 매출은 20% 이상 증가했으며, 주말 기준 하루 10만 명 이상이 발걸음을 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명품 한정?… VIP·외국인·2030 ‘모두 찾는다’

강남점은 찾아오는 고객 만큼 높은 구매력을 유도하고 있다. 핵심은 견고한 VIP층이다. 강남점의 올해 VIP 매출 비중은 52%로 사상 최고이며, VIP 전체 매출 또한 8% 이상 성장했다. 구매력 높은 소수 고객층이 다수로 거듭 확장되는 상황이다. 

외국인 매출도 대폭 증가했다. 강남점은 K-푸드의 세계적인 흥행을 활용해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였다. 그 결과, 외국인 매출은 올해만 71% 올랐다. 또 글로벌 인기 IP 팝업 플랫폼과 식품관이 조화를 이루며 2030 신규 고객이 대거 유입됐다. 특히, 신규 고객 중 70%가 기존 구매 이력이 없다는 점에서 향후 매출 신장 또한 고무적이다.

신세계의 다음 목표는 ‘세계 시장’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올해 매출 4조 원을 바라보는 중이다. 이대로라면 영국 해러즈(약 4조8000억 원),일본 이세탄(약 4조3000억 원)과의 본격적인 글로벌 백화점 경쟁 구도가 그려진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전국 주요 점포 중 매출 1조 점포를 5개로 확대할 전망이다. 백화점 업계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강남점은 그 선두에서 신세계의 유통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단순 백화점을 넘어서 도시 생태계, 소비 방향성, 한국 유통 산업을 움직이는 강남점. 신세계백화점의 축적된 노하우가 글로벌 무대에서도 빛을 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