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쫀득 쿠키. [이코노미톡뉴스 유형길 기자]](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6/01/417153_221055_308.jpg?resize=600%2C338)
[박정우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1월 한겨울을 뜨겁게 달군 키워드가 있다면 바로 ‘두쫀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를 경제 바로미터로 삼는다면, 두쫀쿠는 국내 소비 심리를 가늠하는 역할로서 떠올랐다.
두쫀쿠는 ‘두바이 쫀득 쿠키’의 준말로, 1개에 7000원~8000원에 이르는 고가 디저트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오랜 대기 시간을 마다 않고, 이를 위해 지갑을 열었다. 단순히 유행으로만 보일 수도 있으나, 일각에서는 고물가 시대 한국 소비자의 심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소비 트렌드로 풀어냈다.
특히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PMI)가 흥미로운 분석 결과를 내놨다. 지난 1월29일 관계자는 “이번 두쫀쿠 열풍은 국내 소비자가 ‘무엇을 사는가’보다 ‘왜 사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과거에는 허니버터칩이 희소성으로 소유욕을 자극한 바 있었는데, 두쫀쿠는 SNS에 힘입어 경험을 증명하는 욕구로 표출됐다”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향후에도 열풍을 일으킬 디저트에 대해 “소비자 심리, 흐름을 읽는 브랜드가 반짝 유행을 넘어 장기적으로 지속하는 하나의 디저트 카테고리로 살아남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맛은 잘 모르겠지만… 안 먹으면 소외될 것 같아서”
피앰아이가 지난 20~21일, 전국 19~59세 남녀 28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두쫀쿠의 가장 큰 매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3.6%는 “특별한 매력을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실제 ‘쫀득한 식감’(24.3%)이나 ‘이국적인 맛’(12.6%)을 매력으로 꼽은 응답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높은 가격과 대기 시간을 감수하는 이유는 명확했다.
가장 많이 꼽힌 이유는 “유행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19.4%)”로 나타났으며, 이어 “쉽게 구할 수 없는 희소성 때문(17.7%)”으로 확인됐다.
이는 두쫀쿠 소비가 ‘미각 중심의 선택’이라기보다, 경험 소비·인증 소비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두쫀쿠는 ‘맛있어서 먹는 디저트’라기보다, “지금 이 시기를 살고 있다는 증표”로 소비되는 상품인 셈이다.
![두쫀쿠 내부 모습. [유형길 기자]](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6/01/417153_221060_5025.jpg?resize=600%2C338)
“8000원의 사치, 그래도 한 번쯤은”
이 같은 소비 행태는 고물가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조사 결과에서도 “나를 위한 작은 사치, 보상 심리(14.5%)”가 두쫀쿠를 찾는 이유 중 주요 이유로 나타났다. 외식 물가 상승이 이미 일상적인 부담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수만 원짜리 외식 대신 ‘8000 원짜리 확실한 경험’을 선택하는 소비가 늘어나는 셈이다.
실제 통계청 소비자물가 자료를 보면, 외식·가공식품 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디저트·간식류를 중심으로 한 소액 프리미엄 소비는 오히려 일상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원재료 경쟁, 결국 승자는 ‘프랜차이즈’
두쫀쿠 열풍은 원재료 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주재료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의 수입이 급증하며, 업계에서는 피스타치오 가격 급등을 빗대 ‘피트코인(피스타치오+비트코인)’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문제는 이 흐름이 소상공인에게 기회이자 동시에 구조적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원재료 가격 급등과 수급 불안 속에서 개인 카페들은 원가 압박에 시달린다. 반면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규모의 경제로 빠르게 시장에 진입한다.
이미 주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는 ‘두바이 스타일’ 디저트 라인업을 확대하고, 줄 서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대중화 전략의 본격화에 나섰다.
두쫀쿠 열풍은 고물가 시대 국내 소비의 단면을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다. 맛보다 경험, 필요보다 인증, 대량 소비보다 소액 사치로 이동하는 흐름으로 소비자는 ‘참여한다는 감각’을 원한다. 이 열풍이 사라진 뒤 남는 질문은 같다. 다음 유행의 이름이 무엇이든, 소비자는 또 한 번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을까 하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