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판 흔든 스페이스X, 한국 우주산업, 어디로 가나


[스페이스X]

[스페이스X]


[이혜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스페이스X의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글로벌 우주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중장기 변화 가능성에도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지난 9일 현지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스타링크 2세대 위성 7500기 추가 배치를 승인받았다. 2세대 스타링크 위성 운용 규모는 총 1만5000기로 확대된다. 위성 대규모 확장과 맞물려 저궤도 통신 인프라 시장도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이런 기대감에 국내 우주·항공 관련주도 일제히 반응했다. 쎄트렉아이, 인텔리안테크, 에이치브이엠 등은 5~20%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민간 우주 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는 24% 이상 급등하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 자립과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독자 기술 개발 및 상용화 가속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심화하는 국제 경쟁 속에서 스페이스X 효과에 의존하기보다 자체적인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주산업 경쟁력의 열쇠, 재사용 발사체·메탄 엔진


현재 글로벌 우주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재사용 발사체’와 ‘메탄 엔진’이다. 스페이스X가 세계 최초로 1단 로켓을 회수·재사용하는 데 성공하면서 발사 비용을 소모형 발사체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세계 7번째로 독자 발사체 기술을 확보한 한국이 누리호 성공 이후 비용 경쟁력에서 한계에 직면한 이유다.


누리호 4차 발사 준비 현장 점검 중인 윤영빈 우주항공청장. [우주항공청] 

누리호 4차 발사 준비 현장 점검 중인 윤영빈 우주항공청장. [우주항공청] 


나로호와 누리호에 사용된 기존 등유(RP-1) 엔진은 효율은 높지만 연소 후 그을음이 남아 재사용 시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반면 메탄 엔진은 그을음이 적고 재사용에 유리해 스페이스X를 비롯한 글로벌 로켓 개발의 표준 연료로 자리 잡는 추세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우주항공청은 올해 우주 연구·개발(R&D) 사업에 지난해보다 410억 원 늘어난 9495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지난 20일 국내 최초 ‘우주 신기술 지정제’를 도입하고, 위성·발사체·우주 관측·탐사 분야에서 총 5개 기술을 선정했다. 시험·평가 지원 및 혁신제품 지정, 공공 조달 연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메탄 연료 기반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도 착수했다. 2032년 차세대 발사체 첫 발사, 2035년 기술 완전 확보를 목표로 기업과 대학도 핵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우주항공청, 과학기술원, 정보통신기술분야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과기정통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우주항공청, 과학기술원, 정보통신기술분야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과기정통부]


변곡점 맞은 한국 우주산업, 딜레마 넘어 도약 가능할까


늦은 만큼 과제도 적지 않다. 발사장 부족, 공역 규제, 인재 확보는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기업이나 대학 부설 연구팀은 발사 장소 확보에 어려움을 겪거나 해상 발사에서 사고를 겪기도 했다. 민간 전용 발사장 건설 중이지만 완공은 2030년 이후다.


이형진 인하대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우주항공청을 발족하며 우주 개발 로드맵과 중장기 계획이 정비됐다”라며 “2030년까지 무인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하고, 2045년에는 달 기반 구축과 화성 탐사까지 추진하겠다는 목표도 설정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정부 지원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기술 혁신과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이 참여해야 한다”라면서 “이들을 참여시키려면 수익성과 기술적 기반이 확보돼야 하는데, 부족한 여건이 민관 사이 딜레마로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에 정부는 국가 주도의 우주 정책을 지속하면서도, 국제 협력과 산업 육성, 장기 탐사 및 우주 경제 계획 수립 등 다각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치열한 우주 개발 경쟁에서 전략적 위치 확보를 위해 빠른 대응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출발은 늦었어도 기회는 남아 있다고 본다. 재사용 발사체 및 저궤도 위성시장은 이제 막 성장 궤도에 올랐기에, 정책 지원 및 민간 기술력이 맞물릴 경우 역전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스페이스X 상장을 계기로 우주산업의 자본·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는 이 변곡점이 우리나라 우주산업 도약의 기회가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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