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드기 매개 감염병 9~11월 집중 발생, 야외활동 시 긴 소매 챙겨야


쯔쯔가무시병은 풀숲에 사는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되는 급성 발열 질환이다. [출처: Gettyimagesbank]

쯔쯔가무시병은 풀숲에 사는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되는 급성 발열 질환이다. [출처: Gettyimagesbank]


등산ㆍ벌초ㆍ캠핑 등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는 가을,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쯔쯔가무시병’이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매년 국내에서 약 6천 명이 앓는 흔한 가을철 감염병이다.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감염내과 최재기 교수의 도움말로 쯔쯔가무시병에 대해 알아본다.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


쯔쯔가무시병은 풀숲에 사는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되는 급성 발열 질환이다. 9~11월 사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최근 기후변화로 진드기 활동 기간이 길어지며 환자 발생 시기도 길어지는 추세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열ㆍ두통ㆍ근육통ㆍ발진이 나타나는데 진드기에 물린 자리에 ‘가피’라고 불리는 검은 딱지가 생기는 게 특징이다. 대체로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한다. 하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폐렴, 신부전, 뇌수막염 같은 합병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특히 고령자나 기저 질환자는 위험이 크다. 실제 국내에서도 치료 지연으로 목숨을 잃은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진드기 기피제 사용 권고


문제는 아직 예방 백신이 없다는 점이다. 결국 스스로 생활습관을 통해 예방하는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긴 팔, 긴바지, 장갑, 모자 등으로 피부 노출 최소화 ▶진드기 발견이 쉬운 밝은색 옷 착용 ▶풀밭에 직접 앉거나 눕지 않고 돗자리 사용 ▶야외활동 후 입은 옷은 바로 세탁, 귀가 즉시 샤워 ▶무릎 뒤·사타구니·귀 뒤 등 피부 접히는 부위 꼼꼼히 확인 ▶진드기 기피제 사용을 권고한다. 


최재기 교수는 “쯔쯔가무시병은 초기에 감기로 오해하기 쉽다. 물린 자리에 가피가 생기고 열이 지속되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합병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모든 진드기가 병원체를 옮기는 것은 아니므로 단순히 물린 흔적만 있고 발열이나 근육통이 없다면 병원 방문 없이 경과를 지켜봐도 된다”고 덧붙였다.


이민영 기자 lee.n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