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에 감기만 조심하면 끝? 심근경색·뇌졸중 위험 커진다


저체온 상태에서는 심혈관에 더 큰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출처: Gettyimagesbank]

저체온 상태에서는 심혈관에 더 큰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출처: Gettyimagesbank]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올가을 첫 한파특보가 내려지면서 건강에도 ‘한파 주의보’가 켜졌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몸속 혈관도 긴장한다. 심뇌혈관 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2025절기(12월 1일~ 2월 28일)’ 동안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총 334명, 이 중 추정 사망자는 8명이었다. 증상별로는 저체온증이 80.2%로 가장 많았고, 65세 이상 고령층이 54.8%를 차지했다. 발생 시간대는 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새벽·아침 시간에 집중됐다. 


우리 몸은 찬 공기에 노출되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반응한다. 말초혈관이 수축하면서 체열을 보존하려는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때 혈압이 상승하고 심박수가 빨라진다. 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은 혈액 내 점도(끈끈함)를 높인다. 혈소판 활성화와 응고경향이 증가해 결과적으로 혈전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순환기내과 최규영 전문의는 “저체온 상태에서는 심장·폐·뇌 등 주요 장기의 기능이 저하될 수 있고,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자극받아 심혈관계에 더 큰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령자나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는 추위에 대한 대처력이 떨어진다. 빠르게 체온을 잃어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기존에 관상동맥 협착을 가진 환자는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최 전문의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어도 위험하다”며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치명적인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성 심근경색의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중앙의 압박감이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다. 통증은 왼쪽 어깨, 팔, 목, 턱으로 퍼질 수 있다. 숨이 차거나 식은땀이 나고 어지럼증과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평소 없던 흉통·답답함·숨가쁨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한파가 찾아오면 몸의 혈관 시스템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보온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외출 시에는 두꺼운 옷 한 벌보단는 여러 벌로 겹쳐 입는 게 좋다. 모자·장갑·목도리로 머리, 목, 손발을 따뜻하게 보호한다. 기온이 낮은 새벽·아침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피하고, 갑작스러운 운동이나 무리한 작업도 삼가야 한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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