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도가 떨어지거나 덜 익은 조개류를 먹으면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등에 노출될 수 있다. [출처: Gettyimagesbank]](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1/31294_33010_1939.jpg?resize=600%2C400)
특정 계절에만 누릴 수 있는 음식과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제철 코어’가 Z세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계절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제철 음식 맛보기다.
제철 음식은 해당 계절에 가장 맛이 뛰어나고 영양이 풍부한 음식이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바다에서는 굴·가리비·홍합·꼬막 같은 ‘겨울 바다의 보약’이 제철을 맞는다. 이들 조개류는 가을부터 초겨울 사이, 수온이 내려가며 살이 오르는 시기에 제맛을 낸다. 산란기 후 충분히 먹이를 섭취한 시기라 영양도 풍부하다. 아연, 철, 타우린, 미네랄, 단백질 등이 풍부해 겨울철 건강과 활력을 돕는 ‘자연 보충제’나 다름없다.
하지만 신선도가 떨어지거나 충분히 익히지 않을 경우 오히려 몸에 독이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질환은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비브리오 패혈증 ▶식중독성 장염이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과 물 섭취 또는 환자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주로 발생하며 감염력이 매우 강해 생활 환경에서도 최대 3일간 생존할 수 있다. 면역 유지 기간도 짧아 과거 감염자도 재감염될 수 있다. 주된 증상은 구토, 설사, 오한, 발열, 복통 등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바닷물 속 비브리오패혈균에 감염돼 발생한다. 주로 여름~초가을에 덜 익힌 조개류나 해산물을 날로 섭취하거나 상처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했을 때 야기된다. 급성발열, 오한, 설사, 구토, 복통, 혈압 저하 등의 증상을 겪고 24시간 내 발진, 수포, 부종 등 피부 병변이 발생할 수 있다. 간 질환자, 당뇨병, 면역저하자, 알코올의존자 등은 고위험군으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김재한 과장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제철 조개류를 찾게 되는데 이때 재료의 신선도와 조리 환경 위생 등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음식 섭취 후 나타나는 설사, 구토, 복통 등 위장관 증상은 단순 장염일 수도 있으나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처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일 수 있어 방치하거나 민간요법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라며 “지체 없이 의료기관에 방문해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개류 섭취 시 발생 가능한 각종 질환을 예방하려면 음식 섭취, 조리 전후 반드시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다. 신선한 재료를 선택해 깨끗하게 세척해야 하며 어패류는 5℃ 이하의 저온에서 보관하고 85℃ 이상으로 충분히 가열해 익혀 먹는다. 식재료별 전용 도마와 칼을 사용하는 것도 질환을 막는 한 방법이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