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낮춘 반강성고정술 주목받아
환자 부담 줄인 척추 치료기술 개발
신경병증성 통증 분야로 연구 확장
서울 광혜병원이 척추 치료 기술 발전을 선도하는 의료기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 장비나 술기에 의존하기보다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 자체 기술 개발에 힘쓴 결과다. 특히 박경우(사진) 대표원장은 30년 이상 척추 치료 연구에 매진한 결과 현재까지 국내외 특허 23건, 등록 상표 12건을 확보했다.
박 대표원장이 의료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계기는 ‘반강성고정술’ 개발이다. 기존의 척추 수술은 병변 부위를 단단하게 고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 경우 병변 부위 분절(마디)을 강하게 고정하는 과정에서 주변 마디에 더 큰 하중이 집중돼 척추 퇴행을 촉진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박 대표 원장은 탄성과 충격 흡수 기능이 뛰어난 니티놀(Nitinol·니켈과 티타늄으로 이뤄진 합금) 스프링 로드(rod·고정 막대)를 적용했다. 이 로드는 척추를 고정하면서도 척추의 운동성을 일정 부분 보존해 생체역학적인 균형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여기에 각 마디를 독립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스크루 헤드(나사 머리) 덕분에 재수술이 불가피할 때도 해당 부위만 절개해 수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반강성고정술 기술은 국내를 넘어 미국·일본·중국에서 특허 등록으로 이어지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서울 광혜병원에서 시행하는 ‘추간공확장술’도 주목받고 있다.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에게는 회복 부담이 적은 수술 전 치료 선택지로 떠올랐다. 추간공확장술은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협착·유착으로 좁아졌을 때 인대를 절제해 공간을 넓히는 시술이다.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만 확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염증 유발 물질을 배출해 통증의 생화학적인 원인까지 해결한다. 이 시술은 부분 마취로 시행되며, 박 대표원장이 개발한 특수 키트로 목표 부위 접근성이 향상돼 환자 부담도 줄었다.
최근 박 대표원장은 ▶반강성고정술에서 로드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되는 피로 파단을 최소화하며 수술 편의성을 높인 모듈형 시스템 ▶추간공확장술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특수 키트(트로카 핸들 및 니들 구조) 개선 등의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한3건의 특허는 한국·일본에서 등록을 마쳤으며, 모듈형 시스템의 경우 미국에서도 특허 등록이 확정됐다.
기술 개발은 신경병증성 통증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항암 후 신경통 등 난치성 통증 질환을 대상으로 한 나노 무기물 기반 치료 기술, 한의학적 접근을 융합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한 상표는 이미 등록을 완료했다.
박 대표원장은 “현재 인공지능(AI) 기반의 척추 시술과 수술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물론, 의료 빅데이터와 신소재 기술을 도입한 차세대 기술 개발을 목표로 정진하고 있다”며 “기존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 안전하고, 더 정밀하며, 더 보편화한 치료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