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재생의료, 줄기세포 치료는 어디까지 발전할까?”


최봉춘 원장.
최봉춘 원장.


최근 우리 병원이 보건복지부의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으로 지정되었다. 이 제도는 2020년 8월부터 시행됐다. 그간 서울대병원 등 대형 병원들이 주도했고, 지난해부터 조금씩 민간 의료기관들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임상 연구 인프라, 안전관리 체계, 전문인력 확보 등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 전국적인 확산은 더딘 편이다.


골수 흡인농축물(BMAC) 무릎 골관절염 관절강내 주사는 2023년 7월 신의료기술로 인정됐다. 이전에는 그 효과와 안전성을 보건당국이 인정하지 않았고, 시술이 가능한 연골 손상 크기 등 적응증 요건이 엄격했다. 그래서 해외 치료를 선택한 사례도 있었다.


이렇듯 의료계 전반에 보수적 입장이던 정부가 첨단재생의료, 줄기세포 등의 혁신을 지원하고 나섰다. 비록 세계적 흐름에 비추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히 그 관심과 투자가 활발해 결코 뒤처지 않을 거라 기대한다.


지금 우리는 ChatGPT 등 인공지능의 발전을 실감하고 언론에서는 양자컴퓨터의 등장까지 알리고 있다. 이런 모든 흐름은 곧 혁신적 의학 발전에 대한 분명한 예고편이다. 과연 10년 후, 아니 5년 후 우리는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될까? 나는 의사니까 그 새로운 치료법을 생각해 봤다.


먼저 환자의 피부와 혈액에서도 줄기세포를 만들어 낼 것 같다. 아직은 골반에서 골수를 뽑거나 신생아 때 채취한 제대혈 등을 사용하는 현실이다. 그래서 이건 줄기세포 대중화의 신호탄이다. 누구든, 언제든,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이야말로 가장 큰 혜택이다. 제조·안전성·규제 과제의 해소를 전제로, 임상 현장에서의 단계적 상용화가 기대된다. 더구나 자가 세포 기반이므로 면역 거부 반응이 거의 없다. 면역학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현재는 제대혈을 공여받은 경우 그런 부작용이 늘 우려된다.


어디 이뿐이랴. 피부와 혈액에서 유도한 줄기세포는 배양 환경에서 대량 확장과 다양한 분화가 가능하다. 기존 방식은 세포 수가 제한적이었지만 대량 배양 기술이 발전하면 간·심장·신경 등 특정 세포나 부분 조직(시트·오가노이드 등)으로의 분화·적용이 넓어질 수 있다. 다만 전(全)장기 수준의 임상 이식은 아직 장기 과제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제 더욱 구체적으로 마취통증의학과의 치료법은 어떻게 발전할까? 첨단재생의료나 자가 골수 줄기세포 치료가 과연 환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너무 길게도 말고 짧게 5년 후를 예상해 봤다.


나는 신기술이 일상화될 것을 확신한다. 그게 특별한 생각은 아니지만 기대가 크다. 의사로서 기존 치료의 한계를 넘는 것은 감격스럽다. 오늘은 뼈에 주사해야 하지만, 피부나 혈액으로 쉽게 줄기세포를 얻는다면 그 방법이 대세일 것이다.


특히 무릎 관절염, 어깨 관절 손상, 퇴행성 척추 질환 등은 조직 재생 치료로 판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각광받던 수술이나 시술 방법 대신 재생치료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비록 의사는 적응에 힘들어도 환자는 이전보다 덜 아프고 부작용도 줄어든다. 치료 효과는 의사도 놀랄 정도가 아닐까?


또한 수술이 불가피한 중증의 허리 환자라도 그때에는 비수술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다. 생체 성분 등과 줄기세포를 결합한 조직 재생 기술이 관건이며, 결국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여기까지는 최소 10년을 바라본다.


더욱 놀라운 건, 환자 맞춤형으로 발전하는 줄기세포 치료다. 개인의 통증 원인과 조직의 손상에 따라 줄기세포를 설계하는 단계다. 이쯤 되면 인공지능으로 검사 결과를 판독하고 치료까지 복잡한 시뮬레이션을 해야 한다. 약물의 주입 위치, 세포 농도, 재생 예측치 등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수준이다.


어쩌면 이런 눈부신 변화들은 치료를 넘어 치유라는 개념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저 통증을 억제하고 신경을 감압하는 시술은 그 자체로 아프고 부담되지만, 다음부터는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지 않나. 만약 퇴행성 디스크에 줄기세포를 주입해 그 수분과 높이를 복원한다면 진정한 회복일 것이다.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가까운 미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