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 효과 우수한 비만 치료제, 만능 다이어트 약일까


고도 비만 환자는 유행 다이어트 방법을 무작정 따르기보다 의료진과 함께 종합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 출처: Gettyimagesbank


‘연예인이 맞은 비만 주사’ ‘한 달 10㎏ 감량’ 등 다이어트 홍보가 넘쳐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행하는 다이어트가 내 몸에 맞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비만은 비정상적이거나 과도하게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다. 특히 체질량지수(BMI) 35kg/㎡ 이상인 고도 비만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뇌혈관 질환, 암 발병 위험이 높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비만 치료 수단은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비만치료제다.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로 불리는 이 약물은 식욕을 줄이고 음식물의 위 배출을 지연시켜 포만감을 늘림으로써 체중 감소 효과를 낸다.


이 약물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먼저 승인받았지만,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면서 고도 비만 치료제로 영역을 확장했다.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신진영 교수는 “GLP-1 계열 치료제는 현재까지 확인된 비만치료제 중 가장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다”며 “하지만 이 약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만능 다이어트 약이 아니며, 사용 기준이 엄격히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BMI 30kg/㎡ 이상이거나 BMI 27kg/㎡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병 전 단계 또는 당뇨병·이상지질혈증·지방간·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등 비만 관련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만 사용이 권장된다. 기준 외 사용은 부작용 위험을 키우고, 의학적 효과도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이 약물은 복부 팽만감이나 메스꺼움, 설사, 변비 등 위장관 부작용이 흔하다. 일부 환자의 경우 췌장염 같은 드물지만 심각한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반드시 의료진의 진단과 처방 하에 사용해야 하며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 역시 필수다.


약물치료에 식단, 운동, 행동 교정 병행해야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비만치료제는 근본 치료법이 아닌 보조적 수단이란 점이다. 신 교수는 “비만의 원인은 유전, 호르몬, 식습관, 정신건강 등 복합적이기 때문에 단순히 약물 하나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식사요법, 운동요법, 행동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GLP-1 계열 약물치료를 하더라도 식습관과 활동량을 조절하지 않으면 체중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거나 이전보다 더 증가할 수 있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 자신이 진짜 ‘의학적 비만’인지 의료진과 함께 정확히 진단하고, 종합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신 교수는 “비만도 당뇨병처럼 병원을 찾아야 하는 질환”이라며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 비만 치료의 출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