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메이플 챌린저스 시즌3, 무엇을 위한 ‘챌린지’인가?


넥슨 ‘메이플스토리’ 챌린저스 서버 시즌3가 시작되고 첫 주간 초기화까지 하루를 앞두고 있다. 기자 또한 직장인 기준 나름의 최선을 다해 달린 결과, 현재 268레벨로 ‘오디움’ 진입을 앞두고 있다. 다만, 과연 지난 시즌2만큼 만족스러운 육성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다.

구체적으로 “왜” 회의적인가를 이야기하자면, 이번 시즌3는 여러모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챌린저스 서버의 본질인 ‘리프를 전제로 한 빠른 육성과 성장 체계’가 이전 시즌만 못하게 다가오는 탓이다. 메이플스토리를 나름 오랜 시간 즐겨온 이른바 ‘짬바’가 있기에 어느 정도 버티고는 있으나 육성 과정의 피로감은 상당하다.

그 과정에서 깜짝 선물로 지급된 ‘극한 성장의 비약’ 3개는 정말 마른하늘의 단비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극성비라도 없었으면 정말 아케인리버의 길고 험난한 강을 건너지 못했을 것이다. 체감상으로는 275레벨이 만렙이던 시절, ‘그림자가 춤추는 곳’이나 ‘거울에 비친 빛의 신전’에 갇혀 재획하던 그 시절의 PTSD가 떠올랐으니 말 다 한 셈이다.

물론 객관적인 지표로 보았을 때, 과거에 비해 육성 난이도 자체가 낮아졌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버닝의 범위가 260~270레벨로 확대된 이후 정착된 현재의 성장 속도는 과거의 메이플스토리와 비교하면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다. 하지만 힘든 건 힘든 법이다. 

500개에서 300개도 아니고 100개는 너무 심한거 아니오? (사진=최은상 기자)
500개에서 300개도 아니고 100개는 너무 심한거 아니오? (사진=최은상 기자)

무엇보다 유저들의 큰 불만은 핵심 보상의 대폭적인 축소에 있다. 특히 유저들이 캐릭터 스펙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활용하던 ‘카르마 명장급 큐브’의 수량이 지난 시즌 500개에서 100개로 무려 80%나 급감했다. 과장을 좀 보태자면, 운이 나쁠 경우 장비 하나에 유효 옵션 2줄도 채 뽑지 못할 수준의 양이다.

이는 즉, ‘메이플 포인트(이하 메포)’를 추가로 쓰지 않는다면 이번 시즌 스펙업은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다. 핵심은 유저들이 육성에 투입하는 시간과 노력은 여전한 데 반해, 결과적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의 가치는 현저히 감소했다는 점에 있다. 직접 일주일간 경험해 본 결과, 그 무엇 하나 본 서버 대비 그에 준하는 리턴이 없다는 점을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다.

‘제네시스 패스’도 부재하여 해방 속도를 시작으로 사냥, 보스돌이 등 대부분의 콘텐츠에서 메리트가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하나 넉넉하게 설정된 재화가 없으며, 지난 결정석 너프로 인해 메포 수급량도 크게 낮아졌다.

본 서버에서 메포를 가져와 충당하는 게 아닌 이상 육성이 어려운 시즌3 (사진=최은상 기자)
본 서버에서 메포를 가져와 충당하는 게 아닌 이상 육성이 어려운 시즌3 (사진=최은상 기자)

당시에는 약 9억 메소를 벌어 3만 메포 정도를 자급자족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6억 메소를 벌고도 억당 메포 시세 변화로 1만 3000메포 정도밖에 벌 수 없다. ‘하이마운틴’ 보너스 1단계를 챙기고 주화를 교환하면 남는 것이 없는 구조다.

경제적 측면의 불균형 역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소다. 챌린저스 서버는 매물 자체가 부족해 본 서버보다 웃돈을 주고 아이템을 구매해야 하며, 메획이나 드랍 세팅을 갖추기도 빡빡하다.  

하지만 강화와 잠재능력 설정 비용은 본 서버와 동일하거나 오히려 기회비용이 높다 보니, 사실상 ‘챌린지’는 보스가 아니라 본 서버 시스템과 하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이번 시즌에는 제네시스 패스가 없어 해방까지 최소 3달이 걸리는데, 이는 4개월의 유지 기간 내에 일반 유저가 완수하기엔 보장도 없고 부담만 큰 일정이다.

제네패스를 대체하기에는 레벨 디자인이 말도 안 되는 신규 아이템 버닝 (사진=최은상 기자)
제네패스를 대체하기에는 레벨 디자인이 말도 안 되는 신규 아이템 버닝 (사진=최은상 기자)

특히 제네시스 패스를 대신해 나온 신규 ‘도전자의 장비’ 설계도 어딘가 허점이 많다. 우선 ‘이지 루시드’ 솔격 다음 미션에 ‘하드 진 힐라’가 배치된 것부터가 이상하다. 사실 두 보스는 나란히 붙어있을 수 없을 정도의 격차를 가지고 있으며, 체력만 해도 15배 이상 차이 난다. 레벨 디자인이 너무 가파르다. 

실질적으로 ‘노말 세렌’에서 ‘이지 칼로스’, ‘이지 최초의 대적자’ 구간이 해방 무기를 대신하는 보상 개념으로 추가된 구간인데, 해당 구간을 직접 해본 유저라면 공감하겠지만 애초에 패턴 자체가 해방을 했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진 보스들이다. 

또한, 해방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지 재화가 크게 들어가는 수준은 아니다. 반면 해당 라인의 보스들은 챌린저스에서 ‘도전’하는 의미로 깨기에는 너무나 많은 육성 재화를 요구한다.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은 구조라 스트리머나 퍼클런을 노리는 게 아니라면 그냥 안 하고 마는 게 이득인 상황이다.

레전드리로 올린 엠블렘과 보조무기를 돌릴 큐브도 수급하기 어려운 게 현실 (사진=최은상 기자)
레전드리로 올린 엠블렘과 보조무기를 돌릴 큐브도 수급하기 어려운 게 현실 (사진=최은상 기자)

결과적으로 이번 챌린저스 시즌3는 ‘시장 경제’ 유지에 지나치게 치중된 모습이다. 게임은 즐거우려고 하는 것인데 어느샌가 주객전도가 된 느낌이 강하다. 물론 지난 시즌2의 풍성한 보상으로 인해 ‘검밑솔 보스돌이’가 양산된 부작용을 막으려는 보수적 기조임은 이해한다. 

그러나 ‘유니온 챔피언’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육성 트렌드는 부캐 육성을 반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시장 경제 유지를 이유로 육성을 더디고 힘들게 만드는 것은 시스템의 취지와 어울리지 않는다. 챌린저스 서버가 지속 가능한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유저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실질적인 보상 개선과 편의성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노말 카이도 쉽지 않아 보이는 게 현실이다 (사진=최은상 기자)
노말 카이도 쉽지 않아 보이는 게 현실이다 (사진=최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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