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이즈 게임즈 신작 ‘무한대’는 TGS 2025 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작품 중 하나였다. 공개된 트레일러가 워낙 파격적이라 “정말 다 가능할까?”라는 의심이 따라붙었다.
기자를 포함해서 많은 게이머들이 트레일러에 대한 의구심을 품는 건 당연하다. 서브컬처 장르가 빠르게 발전하는 건 사실이지만, 재밌어 보이는 장면만 편집해 내놓는 사례는 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영상은 GTA 시리즈에 견줄 정도의 자유도를 강조했으니 의심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시연을 직접 해보니 영상이 허언은 아니었다. 개발 중인 버전임에도 트레일러에서 본 대부분의 요소가 그대로 구현돼 있었다. TGS 2025에 출품된 서브컬처 타이틀 중 가장 큰 잠재력이 느껴졌다.
체험 시간은 총 30분이 주어졌다. 처음에는 10분 분량의 스토리 모드를 진행했고, 이후 탐험 모드가 해금됐다. 두 모드는 성격이 뚜렷하게 달라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스토리 모드에서 가장 먼저 느껴진 건 공들인 연출이었다. 단순히 컷신만 보는 게 아니라 다양한 상호작용이 이어지며 흐름이 끊기지 않았다.
초반부 전투가 끝나면 곧바로 주인공 일행을 쫓아오는 무리들을 따돌리는 카 체이싱 전개가 시작되는데, 단순히 도망치는 게 아니라 플레이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차량 부위 파괴다. 타이어를 겨냥해 차량을 전복시키거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폭발을 유도하는 것도 가능했다. 또한 창문이나 뒷문 등 타격 지점에 따라 파괴되는 부위도 각각 다르다. 플레이어 선택에 따른 물리적 결과가 표현되니 몰입감이 굉장히 높다.
맵 설계 방식도 눈에 띈다. 대부분의 선형 구조 게임은 아예 길을 차단하거나 일직선 구조를 택하지만, 무한대는 달랐다. 오브젝트 배치와 구조물을 자연스럽게 배치해 “이쪽으로 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QTE 연출도 흥미로웠다. 특정 타이밍에 버튼을 누르는 단순한 방식에 그치지 않고, 리듬 게임처럼 연타하거나 박자 입력을 요구한다. 연출과 액션이 어우러져 몰입이 끊기지 않는다.
탐험 모드에 들어가면 트레일러에서 화제가 된 자유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미 알려진 웹 스윙부터 실시간 캐릭터 교체를 활용한 맵 이동까지 실제로 구현돼 있었다. 대부분의 기능이 단순 연출이 아니라 조작 가능한 시스템이다.
도시 속 상호작용도 세밀하다. NPC에게 시비를 걸거나 차량을 탈취하는 선택이 가능하고, 원하는 대로 거리를 탐험할 수 있다. 다양한 행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유도가 강하게 체감된다.
길을 걷다 농구 코트에서 공을 던지거나,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아 마시는 것도 가능하다. 월드 전체가 100% 상호작용 가능한 요소들로 가득 차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런 것도 되네?”라는 감탄이 계속 이어질 정도로 자유도가 굉장히 높다.


물론 개발 중인 빌드라 세부적인 완성도는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오브젝트 디테일이나 일부 NPC 반응은 다듬어야 할 부분이 보였다. 하지만 시연 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 가능한 수준이다.
앞서 장점을 강조했지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 지금까지 체험한 자유도가 월드 전체에 고르게 구현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만약 현재 수준에 머무른다면 단발적 체험에 그칠 위험도 있다.
또한 무한대가 보여준 시스템들은 익숙한 것들이 많다. 웹 스윙이나 캐릭터 전환 같은 요소는 기존 게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유사하다. 이를 어떻게 재해석해 무한대만의 개성으로 만들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