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2025 현장에서 가장 많은 시선을 받은 한국 게임 부스 중 하나가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이다. 최근 출시일이 공개되면서 관심이 한층 더 높아진 가운데, 현장에서는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연 버전이 마련됐다.
시연 버전은 주인공 회색갈기단의 클리프가 칼페이드 영지를 공격한 검은 곰 세력과 칼페이드 배신자들에 맞서 싸우며, 칼페이드 성을 되찾는 퀘스트가 진행된다. 다양한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본격적으로 전장에 들어서면 숨 돌릴 틈 없이 상황이 펼쳐진다. 대포로 감시탑을 부수고, 공성 병기 제조소를 점령하는 등 다양한 임무가 이어진다. 보급탑을 무너뜨린 뒤 최종 목적지인 칼페이드 성에서 보스 ‘은갑옷’을 상대하게 된다.
시연 시간은 총 1시간이다. 퀘스트 자체가 길고 볼거리가 많아서 체감상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자유롭게 다른 행동도 할 수 있지만, 전체를 소화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빠듯하다.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볼 수 없었던 연출이 눈에 띈다. NPC와 나누는 대화 컷신이나 전장 전체를 뒤흔드는 대규모 전투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대포로 구조물을 부수는 장면까지 더해져 몰입감이 한층 높아졌다.
퀘스트 흐름은 답답하지 않았다. 길에 나타나는 적들을 모조리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 목표만 달성하면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이어진다. 이런 방식 덕분에 진행 템포가 빠르고 전투 외 요소에 집중할 여유도 생긴다.
전투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조작에 익숙해지면 다양한 기술을 연계해 적을 몰아붙이는 손맛이 살아난다. 공격과 회피, 스킬이 끊임없이 맞물리며 화면 가득 긴장감 넘치는 전투가 펼쳐진다.
물리 효과는 특히 놀라웠다. 어떤 기술에 어떻게, 어디에 피격됐느냐에따라 적의 모션이 달라지고, 충돌 여파가 주변 지형에도 그대로 전해진다. 단순한 전투가 아니라 전장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개인적으로 보스전은 꽤 어려웠다. 은갑옷은 패턴 사이에 딜레이가 짧고 공격 속도도 굉장히 빠르다. 패드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입장에서는 긴장감이 배로 다가온다. 회피 타이밍을 조금만 놓쳐도 연속 공격에 그대로 휘말려 템포를 잃기 때문에 회피가 중요했다.
은갑옷은 체력과 그로기 게이지가 따로 존재한다. 그로기 게이지를 가득 채우면 그로기 상태에 빠지고, 이때 대미지가 들어가는 구조다. 일반 공격이나 강공격을 사용해도 무방하고, 주변에 무너진 기둥을 집어들고 무자비하게 내려치는 공격도 가능하다.
전반적인 소감은 기대한 만큼 굉장히 재밌게 플레이했다. 긴 호흡의 전투와 다양한 연출이 몰입을 끌어올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다른 취재 일정은 내팽개치고 조금 더 붙잡고 싶을 정도였다.
다만 조작 난이도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기자는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4종 보스를 플레이했다. 당시에는 생전 처음 접하는 조작법이었고, 키 조합도 굉장히 많아서 과연 출시했을 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이번 TGS에서는 인상이 조금 달라졌다. 길게 플레이하다 보니 점점 조작에 적응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재미가 늘어났다.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확실히 긍정적인 변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작은 여전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익숙해진다면 전투의 맛이 배가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불편이 남는다. 키 설정 같은 보조 장치가 다양하게 지원된다면 이 간극은 충분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 붉은사막 시연 풀버전 [출처: 시롤 유튜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