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늘어나는 가슴성형 후 부작용…밑빠짐 등 위치이탈은 왜?


가슴성형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꾸준히 인기 있는 미용 성형 분야다. 다양한 보형물과 수술 기법이 도입되면서 환자 선택지는 넓어지고, 결과에 대한 기대치 또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수술이 그렇듯 부작용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최근 들어 ‘위치이탈(Malposition)’, ‘밑빠짐(bottoming out)’, ‘가슴 처짐(ptosis)’ 등의 부작용 사례 공유가 늘어나면서 환자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한조 원장.
김한조 원장.


위치이탈이란 보형물이 수술 시에 의도했던 원래 위치에서 벗어나 비정상적인 위치로 이동한 상태를 말한다. 특히 밑빠짐은 보형물이 아래로 내려앉아 가슴 밑선이 무너지고 유두가 상대적으로 위쪽에 위치한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이 경우 유두와 보형물의 위치가 어긋나면서 가슴 모양이 부자연스럽게 변형되고, 좌우 비대칭이 도드라진다. 교정 수술, 보형물 제거 또는 교체 수술이 불가피하다. 단순한 불편감을 넘어 심미적·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불만이 큰 부작용이다. 가슴 처짐이란 보형물 삽입 후 유방 조직이나 피부가 아래로 처지는 현상을 말한다. 조직 탄력 감소로 인해 발생할 수 있지만, 너무 얇은 ‘캡슐(피막, 보형물 주위에 형성되는 막)’로 인해 캡슐이 늘어나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부작용 사례 중에는 가슴 확대술 후 초음파 검사에서 보형물의 위치이탈이 진단돼 재수술을 받은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이 환자는 기존 보형물을 제거하고 새로운 제품을 삽입하는 수술을 통해 문제를 교정해야 했다.


위치이탈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얇은 ‘캡슐(피막)’이다. 인체는 이물질이 삽입되면 면역반응으로써 이를 둘러싸는 섬유성 조직을 형성하는데, 이를 캡슐이라고 부른다. 캡슐은 보형물을 보호하는 동시에 단단히 고정해 안정적인 결과를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문제는 캡슐이 지나치게 얇고 느슨하게 형성될 때다. 지지력이 약해지면서 보형물이 점점 아래로 내려오고, 결국 위치이탈로 이어진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몇 년 사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 소위 ‘나노텍스처(nanotextured)’ 보형물 제품군과 관련해 주목된다. 나노텍스처 보형물은 매끄러운 표면(smooth)과 거친 표면(textured)의 중간 지점으로, 미끄럽지도 않고 거칠지도 않은 미세한 표면 처리가 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부드러우면서도 일정 수준의 고정력을 제공한다는 장점과 구형구축 발생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빠르게 시장을 확장해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위치이탈 사례가 눈에 띄게 보고되고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Transitioning From Conventional Textured to nanotextured Breast Implants: Our Early Experience and Modifications for Optimal Breast Augmentation Outcomes)는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총 415건의 가슴 확대수술 케이스를 최소 1년 이상 추적 관찰한 이 연구에 따르면, 기존의 텍스처 보형물을 사용한 그룹에서는 보형물의 회전과 장액종(seroma) 각 1건으로 부작용 발생률이 0.8%에 불과했다. 반면 모티바(Motiva) 보형물을 포함한 나노텍스처 보형물 그룹에서는 8배 이상 높은 총 11건(6.8%)의 부작용이 보고되었으며, 이는 모두 ‘위치이탈’이었다. 연구진은 그 원인을 ‘보형물을 둘러싼 캡슐이 지나치게 얇고 느슨하게 형성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롭게도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집도한 1646건의 가슴 확대수술을 평균 18.3개월 추적 관찰한 또 다른 대규모 임상 자료에서는 모티바 보형물을 사용한 경우는 위치이탈이 24건(8.33%) 발생한 반면 멘토(Mentor) 보형물에서는 위치이탈 사례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는 보형물의 표면 처리 방식과 구조적 특성이 부작용 발생 양상에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물론 위치이탈이 단순히 보형물의 특성만으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수술 기법, 환자의 체형, 수술 후 관리 습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위치이탈 현상이 보형물의 물리적 특성으로 인해 캡슐이 지나치게 얇게 형성되는 데서 비롯된다는 분석도 존재하는 만큼, 보형물 선택과 수술법의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위치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밑선을 강화하는 보강술, 보형물 크기와 체형 간의 적절한 매칭, 그리고 캡슐의 안정적 형성을 유도하는 수술 기법을 병행해야 한다. 또 환자들은 수술 직후 과도한 압박이나 운동을 자제하고, 보형물이 자리 잡을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슴성형의 부작용은 환자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민감한 문제다. 위치이탈은 최근 가장 흔히 보고되는 합병증 중 하나로, 단순히 심미적 불만족에 그치지 않고 재수술 부담과 경제적·심리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수술을 고려하는 환자라면 보형물의 특성과 합병증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의료진과 깊이 있는 상담을 거쳐야 한다. 의료진 역시 새로운 보형물과 수술 기법의 장점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상 가능한 단점과 합병증까지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보형물 선택뿐 아니라 수술을 집도하는 의료기관의 신뢰성을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의 가슴 보형물 브랜드 멘토(Mentor)는 엄격한 기준을 바탕으로 의료기관 및 의료진을 선정해 Mentor Center of Excellence 인증을 수여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지난 7월 에이트성형외과가 그 첫 사례로 선정돼 국내 의료진 교육과 임상 경험 공유의 공식 거점 역할을 맡게 됐다. 이러한 인증은 환자에게 객관적 선택 기준이 될 수 있으며, 물론 최종 판단은 안전성과 적합성을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