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이성 위암 환자에 대한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은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 부담이 큰 편이다. [출처: Gettyimagesbank]](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1/31346_33063_3923.jpg?resize=600%2C319)
매년 11월은 ‘위암 인식의 달’이다. 위암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예방과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글로벌 환자 단체가 지정했다.
위암은 전 세계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국내에서는 암 발생률 5위를 차지한다. 진단·치료 수준이 높아지면서 조기 위암의 치료 후 5년 생존율은 90%를 웃돌 만큼 개선됐지만, 진단 시기가 늦은 환자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 위암(4기)의 경우 항암 치료 옵션의 제한 등으로 생존율 개선이 더딘 편이다. 실제 전이성 위암의 5년 생존율은 2022년 7.5%로, 10년 전 5.7%에서 약 2%p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생존율이 5.1%에서 12.9%로 두 배 이상 개선된 폐암과 비교하면 격차가 뚜렷하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정밀의료가 치료 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위암 치료 환경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정밀의료는 환자가 가진 종양의 유전적 특성과 종양세포의 특정 바이오마커 발현 여부를 바탕으로 개인별 최적의 치료 전략을 설계·적용하는 방식이다. 위암의 경우 HER2(허투)가 대표적인 바이오마커로, 전이성 위암의 약 10~20%는 허투 단백질 발현 양성, 80~90%는 음성으로 나타난다.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제품명 키트루다) 병용 요법은 허투 양성과 음성 모두에서 허가를 받으며 적용 범위가 넓다.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돕는 치료제다. 기존 치료법인 항암 화학요법과 함께 사용하면 치료 효과를 키우면서도 추가적인 이상 반응의 발생은 많지 않고, 약제 반응은 오래 지속하는 장점이 있다.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의 효과는 연구로도 입증됐다. 허투 양성 위암은 암세포의 PD-L1 단백질 발현율 복합양성점수(CPS)가 1점 이상일 경우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 치료가 가능하다. 앞선 임상연구에서 해당 치료법은 기존 표준 치료 대비 생존 기간을 4개월 이상 연장했으며 사망 위험은 21%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명 중 1명(17%)에서는 육안상 종양이 모두 사라지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이로 인해 국제 위암 치료 가이드라인과 대한위암학회 가이드라인은 대상 환자군에 면역항암제 치료를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비용 부담이다. 허투 양성 환자에게 쓰는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은 현재 국내에서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치료비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 급여가 인정되면 본인 부담금은 5%로 낮아지게 된다.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근욱 교수는 “전이성 위암일 경우 허투 발현에 대한 검사를 시행해 양성이 확인되면 국내외 치료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면역항암제(펨브롤리주맙) 병용 요법을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게 생존율 향상에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보험 급여 적용 논의가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안다”며 “하루빨리 급여가 적용돼 더 많은 환자가 경제적 부담 없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