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발병 위험 20% 낮춘다” 대상포진 백신 잠재력 주목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처 Gettyimagesbank]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처 Gettyimagesbank]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추고 이미 치매를 앓는 환자의 병 진행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키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경에 잠복해 있다가 재활성화되며 발생한다. 물집과 심한 통증이 주요 증상이며 주로 50세 이상에서 발병·합병증 위험이 높아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미국 스탠퍼드 의대 연구팀은 최근 연구를 통해 대상포진 백신의 새로운 이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영국 웨일스 지역 대상포진 백신 프로그램에 따라 79세 전후 백신을 접종한 사람과 접종하지 않은 사람 총 28만여 명의 기록을 분석했다. 백신 접종에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하게 만든 약독화 생백신이 사용됐다.


분석 결과, 백신 접종자는 7년 동안 치매에 걸릴 위험이 미접종자보다 20% 낮았다. 경도인지장애 진단 비율도 백신 접종군에서 더 낮았다.


이미 치매를 진단받은 사람에게도 백신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을 맞지 않은 환자의 약 50%가 치매로 사망한 반면 백신 접종자는 약 30%에 그쳤다. 연구팀은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예방 및 지연 효과뿐만 아니라 기존 치매 환자에게도 치료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연구팀은 백신이 바이러스의 재활성화를 막고 신경 염증을 줄이는 것이 뇌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팀은 향후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치매 치료 수단으로서의 백신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Cell)’에 게재됐다.


한편, 대상포진 백신은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도 제시된 바 있다. 앞서 경희대 연동건 교수팀은 대상포진 생백신이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외에서도 대상포진 예방접종이 심혈관 위험을 약 18%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따라서 고위험군은 대상포진 예방은 물론 부수적인 건강 효과를 위해 백신 접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고위험군에는 50세 이상 성인과 면역저하자가 포함된다. 약독화 생바이러스 백신은 1회, 재조합 백신은 2~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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