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병이 진행된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 [출처: Gettyimagesbank]](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1/31307_33019_758.jpg?resize=600%2C400)
췌장은 음식물 분해에 필요한 효소를 내보내고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위치에 따라 크게 머리·몸통·꼬리로 구분하는데, 십이지장과 가장 가깝게 붙어 있는 머리 쪽에서 전체 암의 70%가 발생한다.
문제는 췌장이 복부 깊숙한 곳에 있다 보니 복부초음파로 암을 발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증상도 늦게 나타나고 췌장암을 의심할 만한 신호도 뚜렷하지 않다. 대개는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복통 등 증상이 비특이적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이로 인해 암이 상당히 진행되고 나서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성과를 높이려면, 고위험군의 관리가 필수적이다. 췌장암의 고위험군에는 흡연자, 만성 췌장염 환자, 당뇨병 환자 등이 포함된다. 40대 이후 새로 당뇨가 생기거나 당뇨병 조절이 갑자기 잘 되지 않는다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좋은강안병원 소화기내과 이진욱 과장은 “만약 명치 부위의 불쾌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당뇨가 급격히 악화된다면 췌장 전체를 들여다볼 수 있는 복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로 상태를 확인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검사만으로 구분이 어렵다면 내시경초음파(EUS) 검사도 도움 된다”며 “EUS는 초음파가 장착된 특수 내시경으로 작은 병변까지 고해상도로 확인할 수 있어 조기 진단에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췌장암이 간이나 폐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고 췌장 주변으로만 퍼진 상태라면 동맥 침범 정도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면 항암화학요법으로 암의 진행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한 보조 항암치료도 중요하다.
이 과장은 “고위험군이라면 정기 검진으로 조기 발견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며 “여기에 금연과 절주, 균형 잡힌 식습관 같은 일상의 관리가 질환의 가장 확실한 예방법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