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하스스톤’ 34.2.2 밸런스 패치 이후 레더 메타는 최상위권 덱들에 대한 직접적인 하향 대신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던 아키타입들을 상향하는 방향을 선택함으로써 기존 강세 직업들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지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제와 흑마법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직업이 유효한 아키타입을 보유하며 나름의 ‘황금 밸런스’를 형성하고 있다.
도적은 이번 패치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하였는데, 이는 주요 핵심 카드들이 하향을 면하며 강력한 밸류를 온전히 보전한 덕분이다. 도적은 단순한 승률뿐만 아니라 점유율 면에서도 상위권 전설 유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현 메타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하였다.
현재 전설 상위권 지표에서 54.1%라는 압도적인 승률로 1위를 석권하고 있는 프로토스 도적은 레시피의 최적화 과정을 거쳐 이제는 ‘꼭두각시술사 도리안’을 핵심 기동병력으로 고착화한 모습이다. 도리안은 차원 관문 및 전송과 결합하여 1마나 하수인 복사본을 생성함으로써 OTK 플랜을 가속하거나 컨트롤 덱의 제압기 한계를 시험하는 등 모든 매치업에서 필수적인 카드로 자리 잡았다.
또한, 도적은 프로토스 외에도 우주선과 사이클 등 다양한 아키타입으로 분화되어 멀리건 단계부터 상대의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전략적 유연성까지 갖추었다. 두 파생 덱 모두 패치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을 유지하며 도적이라는 직업 전체의 체급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발견 사냥꾼과 미드술사는 여전히 1티어의 한 축을 담당하며 견고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점유율 19.2%로 발견 사냥꾼이 메타 최상위권을 수성하는 비결은 ‘총독 나이엘’을 활용한 압도적인 자원 순환 능력과 유연성에 있다. 핵심적인 자원 생성 기전이 너프를 피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였다.
미드술사 또한 강력한 필드 장악력을 과시하며 1티어의 위용을 잃지 않고 있다. 주술사는 ‘별에 소원을’을 통한 폭발적인 광역 버프와 더불어 효율적인 광역 제압 수단을 대거 보유하여, 이번 패치로 부상을 꿈꾸던 성기사와 여전히 강력한 전사 등의 덱을 완벽히 카운터 치고 있다.
퀘스트 전사 역시 건재하다. 메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발견냥을 비롯해 악사, 사이클 도적 등을 잘 잡는 카운터 덱으로 여전한 인기다. “끝까지 가면 다 이겨” 덱으로 압도적인 후반 밸류를 보인다.
한편 이번 패치에서 버프를 받은 성기사와 사제는 각각 ‘골판지 골렘’의 비용 감소와 ‘신의 권능: 방벽’ 등 저비용 주문의 효율 개선을 통해 반등을 꽤했지만, 그다지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성기사는 빨라진 템포를 바탕으로 어그로 덱 상대 승률을 높이고 있으며, 하이랜더 사제는 향상된 수비 능력을 통해 컨트롤 유저들 사이에서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향에도 불구하고 티어덱과의 체급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 지표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34.2.2 밸런스 패치는 전체적인 메타 순환을 가져오진 못했다. 향후 메타의 향방은 상향된 덱들이 얼마나 더 정교한 카운터 전략을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으나, 현재로서는 34.0.2 패치 후 정립된 메타 내에서 순위가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