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독립 선언! – 제17회 언리미티드 에디션 – 서울아트북페어 2025


국내 최대 독립출판 축제, 북서울미술관서 이루어진 17번째 여정 

250여 팀 참여, 책으로 연결되는 창작과 교류의 장​​​​​​

 




서울시립미술관과 유어마인드가 공동 주최한 ‘제17회 언리미티드 에디션 – 서울아트북페어 2025(UE)’가 11월 14일(금)부터 16일(일)까지 3일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개최되었다. 


행사가 개최된 북서울미술관.
행사가 개최된 북서울미술관.


 


최근 서울웹툰아카데미에서 국내의 유일한 독립만화의 축제이자 마켓인 ‘하고 싶은 만화’전이 작년의 3배 규모로 진행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 놀라운 성공에 뒤이어 2009년 첫 개최 이후 국내 최대 규모의 독립출판 및 아트북 축제로 자리매김한 ‘언리미티드 에디션(Unlimited Edition, UE)’ 역시 역대 최다인 251팀의 참가와 입구부터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의 관객으로 독립출판과 가치 소비의 시대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이제 단순히 몇몇 아티스트의 참여와 취향의 공유 차원을 넘어  미술계 출판문화의 저변이 이렇게 넓어졌음이, 마니아 중심의 생산과 소비가 하나의 산업적인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관객으로 가득찬 행사장.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관객으로 가득찬 행사장.


주최 측 역시 이번 ‘서울아트북페어2025’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올해의 신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신간의 전당’, 제작자가 텍스트를 직접 낭독하는 ‘잠깐 낭독회’, 축제의 현장감을 기록하는 ‘포토 부스대’가 상시 운영되었다. 그리고 북토크, 워크숍, 드로잉 퍼포먼스 등 교류형 프로그램 역시 매일 진행되었다. 


해외 참가자의 부스 역시 사람들로 붐볐다. 
해외 참가자의 부스 역시 사람들로 붐볐다. 


그렇지만 역시 행사의 백미는 다채롭게 준비된 각 부스의 독특한 예술과 독특하고, 재기발랄한 상품들이었다. 처음 1층 전시장을 들어서면 자신이 다닌 산을 찍고, 다양한 책과 기념품을 만든 작가와 익숙한 영화 매거진인 ‘프리즘’의 부스가 눈에 들어온다. 통로를 넘어가니 이 행사의 주최로 참여하고 있는 유어마인드의 부스가 입구에서 사람들을 안내하고 있고, 거기서부터 행사는 사방으로 펼쳐진다. 


재기발랄했던 '모꼬지 코믹스'.
재기발랄했던 ‘모꼬지 코믹스’.


다양한 작품 속에서 ‘만화’의 재기발랄한 모습도 적지 않게 눈에 들어온다. 특히 <미대 나오면 뭐해요!>라는 강렬한 제목과 독특한 만화들로 사람들을 모으는 ‘모꼬지 코믹스’가 인기가 있다. 처음 7명의 만화가가 모여 모임을 시작했고, 지금은 나가고 새로 들어온 이들로 모두 9명이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만화가들의 공동체였다. <만화 그리는 회사원의 즐거운 주말>, <자문자답> 등 네 컷 만화 스티커는 가져가는 사람들에게 절로 웃음을 안겨준다. 


독특한 개성의 작품들.
독특한 개성의 작품들.


1층과 2층을 가득 메운 부스와 사람들 사이로 해외의 작가, 아티스트들도 눈에 들어온다. UE는 국내를 넘어 국제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고 한다. 아시아는 물론 프랑스, 독일, 영국 등지의 제작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는 도쿄아트북페어와의 교류 협력 프로그램 ‘UNLIMITED MATE’를 통해 상호 부스 교환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올해도 해당 프로그램으로 일본 제작자 3팀이 본 행사에 참여했다. 


1층과 2층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
1층과 2층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


지난 2달간 전국은 행사와 축제의 마당이었다. 특히 만화와 출판 관련 행사도 적지 않게 진행되었다. 그런 모든 축제에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지만, 독립만화와 출판 그리고 예술의 축제는 다른 행사와 다른 게 있는 듯 보인다. 그건 부스에서 관객을 맞이하는 작가와 아티스트들도, 줄을 길게 늘어서고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작품과 작가를 만나는 관객들도 모두 그 시간을 진정 즐기고 있다는 점으로 보인다. 


또한 ‘독립’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각 축제는 행사장의 규모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관객이 넘쳐나고 있다. 놀라운 흥행성적을 보여줌으로써 지방자치단체나 국가가 주도한 축제를 넘어서는 산업적, 문화적 성취를 보여주고 있다. 


여행 관련 작품들. 독립출판의 성격상 개인의 경험에서 우러난 창작과 작품이 적지 않았다. 
여행 관련 작품들. 독립출판의 성격상 개인의 경험에서 우러난 창작과 작품이 적지 않았다. 


물론 지나치게 화려해서, 또 이미 익숙한 듯 만들어지는 작품이 작가와 예술의 개성을 무디게 만드는 듯한 아쉬움은 있지만, 이는 시대가 변하고 있음을, 가치 소비와 마니아 중심으로 문화산업의 생태계가 구성, 운영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음은 확실하다. 지난 추석 때 아이들, 그리고 마니아 중심의 장르 콘텐츠로 여겨지던 <귀멸의 칼날>, <체인소 맨>의 기록적인 흥행이 한순간의 해프닝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개성이 넘치는 작품들. '작가란 무엇인가?'
개성이 넘치는 작품들. ‘작가란 무엇인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 이후 너도나도 IP와 문화산업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IP는 어디서 생겨나는 것인가? 그리고 그 문화와 감성은 어떻게 형성되고, 확산되는가? 어쩌면 겉치레의 흥행에 현혹된 시야를 되돌려 방향과 시작에 관한 진지한 재검토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자문해본다. 


독립출판사이자 서점인 '유어마인드'.
독립출판사이자 서점인 ‘유어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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