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돋보기 8] K푸드 열풍 이끈 농심 ‘메가 브랜드’… ‘신라면’ 결국 세계로


농심의 대표 브랜드 신라면은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유럽과 동남아 국가 등 전 세계로 진출한 성공 사례로도 손꼽힌다. 사진은 글로벌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농심 신라면의 모습. [글=박정우 기자, 사진=이창환 기자]

농심의 대표 브랜드 신라면은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유럽과 동남아 국가 등 전 세계로 진출한 성공 사례로도 손꼽힌다. 사진은 글로벌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농심 신라면의 모습. [글=박정우 기자, 사진=이창환 기자]


[박정우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최근 식품업계의 트렌드는 다제품·다브랜드 경쟁에서 ‘메가 히트 브랜드 집중’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한 브랜드가 회사의 성장을 견인하는 구조가 이어지며, 기업들은 수백 개의 제품군보다 하나의 글로벌 흥행 브랜드를 키우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 중이다. 한편, 농심의 대표 브랜드 ‘신라면’은 지금까지 회사의 정체성이 됐을 정도로, 이미 메가 브랜드로서 입지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신라면 툼바’처럼 부가적인 상품도 해외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취재진은 메가 브랜드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도 K푸드 열풍을 불러일으킨 농심의 ‘신라면’을 살펴봤다.


농심의 대표 브랜드 ‘신라면’은 2026년 출시 40주년을 맞는다. 1986년 10월 첫선을 보인 신라면은 1991년 국내 라면 시장 1위에 오른 이후 단 한 차례도 정상의 자리를 내준 적이 없는 유일한 제품으로,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업계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해 왔다. 


매년 30~40종의 신제품이 출시되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장기간 시장 1위를 유지한 사례는 식품 산업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받는다. 또 신라면은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판매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열풍을 견인하고 있다.


출시 초기부터 신라면의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1986년 출시 첫해 석 달 동안 약 30억 원의 판매고를 올린 데 이어, 이듬해인 1987년에는 연 매출 180억 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렸다. 


신라면의 성장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신라면은 2015년 식품업계 단일 브랜드 최초로 누적 매출 10조 원을 돌파했으며, 2021년에는 브랜드 전체 매출에서 해외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지난해 신라면 브랜드의 국내외 매출은 1조3400억 원에 달한다. 농심은 올해 말 기준, 신라면 브랜드의 누적 판매량이 425억 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라면 한 봉당 면 길이가 약 40m인 점을 고려하면, 이를 모두 이었을 때 둘레 약 4만km인 지구를 4만2500번 가량 휘감을 수 있고,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약 1억4960만 km)를 6회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농심은 이미 2010년대 초부터 할랄(Halal) 인증 라면으로 무슬림 국가로 진출을 시작했으며, 2011년부터 부산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할랄 전용 라인으로 구축해 40여개국에 할랄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2%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박정우 기자, 사진=이창환 기자]

농심은 이미 2010년대 초부터 할랄(Halal) 인증 라면으로 무슬림 국가로 진출을 시작했으며, 2011년부터 부산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할랄 전용 라인으로 구축해 40여개국에 할랄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2%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박정우 기자, 사진=이창환 기자]


K푸드 선봉장 된 ‘메가 브랜드’ 신라면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국내 라면 제품 중 최초로 매운맛을 구현, 매운 라면 시장의 포문을 연 제품이다. 신라면 출시 이전 국내 라면시장은 순하고 구수한 국물의 제품 위주였으나, 농심은 맵고 얼큰한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습관에 착안해 얼큰한 소고기장국을 모티브로, 깊은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라면 개발에 나섰다.


농심 연구진은 전국에서 재배되는 모든 품종의 고추를 사들여 매운맛 실험을 진행하고, 국밥 등 국물요리에 주로 넣어 먹는 다진양념의 조리법을 적용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 국물맛을 만들어냈다. 


최근 ‘신라면’은 시장 트렌드 변화와 글로벌 소비자들의 입맛을 반영해 다양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농심이 지난해 출시한 신라면 툼바는 특유의 매콤 꾸덕한 맛으로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지난 9월까지 국내외 누적 판매량 6000만봉을 달성했다. 


특히, 일본 유력 경제 전문지 닛케이 트렌디가 발표한 ‘2025년 히트상품 베스트30’에 농심의 ‘신라면 툼바’가 한국 라면 최초로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적인 K라면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어, 농심은 지난 11월 ‘신라면 김치 볶음면’을 새롭게 선보이며 글로벌 소비자 입맛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라면 김치볶음면은 약 2년 간의 개발과정 끝에, 매콤함과 달콤함의 조화를 뜻하는 스와이시 트렌드를 반영해 외국인에게 친숙한 단맛과 한국식 매콤달콤한 맛을 조화롭게 구현해 냈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을 통해 한국 고유의 매운맛이 세계인의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라며 “앞으로도 제품 혁신과 글로벌 시장 확장을 통해 K푸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한 식품점에 진열된 농심 신라면 시리즈. [이창환 기자]

일본의 한 식품점에 진열된 농심 신라면 시리즈.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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