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게임 종합지 ‘패미통’ 그룹 대표 하야시 카츠히코가 팬데믹 이후 일본의 게이밍 PC 보유 비중이 ‘플레이스테이션5(PS5)’ 만큼 증가했다고 밝혔다.
7일 더블트리바이 힐튼 서울판교에서 열린 2025 콘솔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하야시 카츠히코 대표가 ‘패미통에서 바라본 콘솔 업계 현황과 한국시장의 일본진출에 대한 제안’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일본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부터 약 2조 엔(약 19조 원)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건 모바일 게임으로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모바일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하야시 카츠히코 대표는 “모바일 시장이 크게 성장하며 콘솔 시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고 오히려 성장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2020년 팬데믹 시기에 맞물려 PC 게임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게임 인구는 약 5400만 명으로 추정 중인 가운데, 모바일, PC와 콘솔게임을 동시에 즐기는 ‘복수’ 유저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게이밍 PC 보급이 확대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복수의 디바이스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시대다. 이와 함께 스팀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하야시 대표는 보유 디바이스에 대해 앙케이트를 실시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앙케이트에 따르면 닌텐도 스위치 보유 비율은 85%, 플레이스테이션4는 66%, 플레이스테이션5는 35%, 게이밍 PC는 34%를 기록했다. 이처럼 일본 내 게이밍 PC 보유 비중은 플레이스테이션5와 맞먹을 정도로 크게 상승했다.
하야시 대표는 “일본 내 닌텐도가 가진 입지는 독보적이다. 한 가정에 스위치 한 대가 아닌, 한 명당 하나의 스위치를 갖고 있는 수준까지 올라올 정도로 그 인기가 높다”며 “멀티플랫폼 전략을 시작한 다른 플랫폼홀더와 달리 닌텐도는 강력한 독자성을 띄고 있다. 닌텐도 게임은 지금까지 닌텐도 스위치에서만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호되는 게임은 전체적으로 내러티브가 탄탄한 게임이 선호되는 경향이 강하다. 일본 게임 대상 수상작을 보면 대상을 받은 ‘메타포: 리판타지오’를 필두로 우수상 ‘로맨싱 사가2’, ‘드래곤 퀘스트3’, ‘도시전설 해체센터’ 등 매력적인 세계관과 캐릭터, 시나리오를 가진 게임이 대부분이다.
모바일 게임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2025년 상반기 수익 랭킹을 보면 ‘포켓몬 TCG 포켓’을 시작으로 ‘라스트워: 서바이벌’, ‘몬스터 스트라이크’, ‘페이트 그랜드오더’,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등 익숙한 게임이 랭킹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하야시 대표는 “중국의 ‘붕괴: 스타레일’, 한국의 ‘승리의 여신: 니케’ 등 새로운 게임이 상위권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 비중은 매우 적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고정층이 워낙 뚜렷한 만큼 일본 게임사 내부에서는 다시 콘솔로 돌아가는 움직임이 많다고 밝혔다.
일본 게임 팬들의 특징 중 하나로 높은 열정과 애정으로 하나의 게임이나 시리즈 작품을 장기간에 걸쳐 즐긴다는 점을 꼽았다. 굿즈 구매 의욕, 이벤트 참여 의욕도 높다. 이에 게임 팬들을 질리지 않게 하기 위해 개발 및 운영 측의 창의적인 노력도 항상 요구된다.
아울러 하야시 대표는 “게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의 연계가 일상이 됐다”며 “오타쿠 콘텐츠가 아닌, ‘각 세대의 필수 콘텐츠’로 자리잡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콘솔게임 개발자들에게 하야시 대표는 “아쉽게도 일본 시장에서 100% 성공하는 필승패턴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면서도 “일본 게임 팬들의 특징과 경향을 이해하고, 신선한 놀라움과 즐거움을 게임에 담으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