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암, 림프샘 전이되면 양성 종양으로 혼동하기 쉬워



편도암은 구인두의 일부인 구개편도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최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증가에 따라 발병률이 점차 늘고 있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편도암은 HPV와 관련이 있으며, 성적 접촉 특히 구강성교를 통해 전파된 HPV가 편도 점막에 침투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HPV 감염이 곧바로 편도암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HPV 감염이 있다고 모두 암이 되는 것은 아니고, 암으로 진행되는 데도 수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편도암은 4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주로 발견된다. 남성에게 더 흔하나 최근에는 여성 환자에게서도 그 빈도가 점차 늘고 있다.


편도암의 진단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이유는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목 안쪽 이물감이 간혹 있을 수도 있지만, 종양이 편도 깊은 조직에서 발생해 겉으로 드러나는 병변이 작거나 없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내시경이나 육안 검사로도 병변을 놓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편도암은 인접 림프샘로 전이된 후에야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이때는 통증이 없는 목 멍울이 만져져서 병원을 찾게 되는데, 편도암이 진행되어 림프샘에 전이가 생긴 상태이다. 이런 편도암의 림프샘 전이는 그 위치와 모양 때문에 다른 양성 질환, 특히 이하선 종양이나 새열낭종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흔하다. 최근 내원한 한 40대 여성 환자는 2주 전 귀 아래에서 통증이 없는 멍울을 처음 발견했고, 이후 미열과 통증이 동반되며 점점 커졌다고 한다. 대학병원에서 이하선 종양으로  진단 받고 수술 상담을 위해 본원에 내원했다.


그러나 본원에서 시행한 경부 초음파 검사 결과는 달랐다. 이하선 종양은 일반적으로 단일 병변으로 발생하는데, 이 환자의 경우 여러 개의 결절이 군집을 이루는 양상이었다. 세심하게 살펴보면병변의 위치와 형태도 이하선 종양과는 달랐다. 이러한 다발성 결절은 암의 림프샘 전이 가능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해당 환자가 지참한 CT 영상에서도 2개의 병변이 확인되었고, 특히 우측 편도가 반대쪽보다 비대해져 있었다. 인후두 내시경을 통해 직접 편도 상태를 확인한 결과, 우측 편도 표면에 홍반과 비정상적 혈관 확장이 동반되어 편도암을 의심해야 할 소견이 명확히 포착되었다.


본원에서는 Same Day Testing System(당일 통합 검사 체계)을 통해, 환자가 내원한 당일에 ▶경부 초음파 ▶편도 조직검사 ▶림프샘 세포검사 ▶CT 촬영 등을 모두 시행한다. 자체 병리과에서는 긴급한 환자의 조직검사는 최우선 처리해 조직검사 다음 날에 편도암 및 림프샘 전이가 확진되었으며 이후 빠른 일정으로 수술을 진행했다.


이처럼 편도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해부학적으로 깊은 부위에서 발생하는 탓에 발견이 쉽지 않다. 특히 림프샘 전이로 인해 이하선 종양 등 양성 병변으로 오인되기도 하므로 단순 영상 소견에만 의존한 진단은 위험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두경부암 전반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가 중요하다.  


편도암은 진단이 늦어질수록 치료 난이도와 예후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목 부위에 원인 모를 멍울이 만져지거나 한쪽 편도의 비대가 있다면 빠르게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