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신약 병용요법 효과 확실한데 급여는 반쪽짜리, 환자 부담 커




암 치료에 있어 두 가지 이상의 항암제를 함께 쓰는 것이 ‘병용요법’이다. 기존 치료에 신약을 더해 효과를 높이는 방식이다. 정부는 올해 6월부터 병용요법 관련 건강보험 기준을 일부 완화해 환자들이 보다 다양한 항암제 조합을 시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병용요법에 포함된 약 중 하나는 급여가 되지만 다른 약은 여전히 전액 비급여로 남아 있는 사례들이 있다. 환자 부담이 크다. 대표적인 예가 폐암 환자에게 쓰이는 ‘아미반타맙-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이다. 두 약을 함께 쓰면 생존 기간이 길어지는 등 효과가 뛰어나다. 그러나 아직 아미반타맙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급여로만 쓸 수 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약 절반에서 발견되는 EGFR 변이에 쓰이는 대표 치료제는 ‘오시머티닙’이다. 하지만 이 약도 내성이 생기면 효과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내성은 EGFR 2차 돌연변이, MET 경로 활성화 등이 원인이다.


아미반타맙은 EGFR 변이뿐 아니라 MET 변이’도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표적 항체다. 여기에 레이저티닙을 더한 병용요법은 치료 초반부터 다양한 내성 기전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생존 기간 늘고, 뇌 전이 환자도 효과 


임상 연구(MARIPOSA 3상)에 따르면 이 병용요법은 오시머티닙 단독 치료보다 전체 생존 기간(OS), 무진행 생존 기간(PFS) 모두 유의미하게 늘어났다. 전체 생존율은 관찰 기간 36개월 시점에서 60%, 42개월 시점에서 56%로 오시머티닙보다 우수했다.


무진행 생존 기간(PFS)은 병용요법 23.7개월로 오시머티닙 단독요법(16.6개월)보다 7개월 이상 연장됐다. 특히 뇌나 간으로 전이된 환자, TP53 유전자 변이처럼 예후가 나쁜 환자에게서도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부작용으로는 손톱 주위 염증(68%), 주입 관련 반응(63%) 등이 보고됐다. 이상 반응 때문에 환자의 10%는 병용요법을 중단했다.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은 지난 1월 식약처에서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서다. 다만 급여 적용은 절반만 이뤄진 상태다. 레이저티닙은 건강보험 급여가 되지만 아미반타맙은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폐암이 국내 암 사망률 1위이기 때문에 치료 초기에 가장 효과적인 조합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초기에 효과적인 치료제를 써야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안진석 교수는 “초기에 효과적인 치료제를 써야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다”며 “임상적으로 입증된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비급여로만 남아 있어 안타깝다. 하루라도 빨리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