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액은 산소와 영양소를 나르는 동시에 면역 기능을 책임지는 인체의 수송망이다. 이 혈액을 만드는 공장인 골수에 문제가 생기면 심각한 결과로 이어진다. 특히 일부는 급성백혈병으로 진행하기도 하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은 빨리 발견해야 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혈액내과 이종혁 교수에게 질환의 실체와 대응 전략을 물었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은 어떤 질환인가.
골수에서 혈액세포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는 병이다. 백혈구·적혈구·혈소판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빈혈·감염·출혈 같은 문제가 생긴다. 절반 이상 환자가 뚜렷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주로 50세 이상, 특히 남성에게 흔하다.

발병 원인과 위험 요인은.
나이가 들면서 축적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핵심 원인으로 추정된다. 과거 항암·방사선 치료 경험, 재생불량성빈혈 같은 기저질환, 드문 유전 질환도 발병에 영향을 준다. 또 벤젠 같은 화학물질, 방사선 노출은 위험도를 높인다.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나.
가장 흔한 건 빈혈이다. 피곤하고 어지럽고 피부가 창백해진다. 혈소판이 줄면 멍이나 출혈이 잦아지고, 백혈구 감소로 감염에 취약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증상이 미약해 ‘그냥 빈혈인가 보다’ 하고 지나치기 쉽다. 정기 혈액검사에서 수치 이상이 발견되면 반드시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혈액검사와 골수검사를 통해 비정상 세포 모양, 염색체·유전자 이상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후 환자를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으로 나눠 치료한다. 저위험군은 증상 완화와 삶의 질 유지가 목표다. 조혈자극제, 수혈, 저강도 항암제, 표적치료제 등이 활용된다. 고위험군은 급성백혈병으로 진행 위험이 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핵심은 조혈모세포이식이다. 이식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사전 준비와 면역 관리가 필수다.
환자와 가족이 기억해야 할 점은.
조기 발견이 생존율을 좌우하는 병이다. 정기검진에서 나타나는 작은 수치 변화라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진단 이후에는 위험도에 맞는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고 꾸준히 경과를 살펴야 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na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