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전략자원 동맹협력…고려아연, 미국에 대형 제련소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비철금속 제련 세계 1위 고려아연이 미국에 대형 제련소 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이 오늘 (15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 결정할 것으로 조간신문들이 보도했다. 고려아연은 울산 울주군 온산에 세계 최대규모의 제련소를 운영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기술 노하우를 축적해 오고 있는 기업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최윤범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글로벌부문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은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최윤범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글로벌부문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제공]


 


세계 1위 제련기술 미국과 합작투자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미국 현지 제련소 건설은 난항을 거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처음으로 가시화된 기업의 대미 대형 투자사업이다.


여기에는 미 국방부와 상무부 및 미국 방위산업이 함께 지분투자 할 계획이라니 한·미 합작 전략자원 동맹이 아닐까 하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규제 등 희소 광물자원 무기화 대응에 전전긍긍해온 표정이었다. 이럴 때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가 고심해온 전략자원 탈 중국의 파트너로 부상했다는 의미 아닐까.


미 트럼프 정부는 핵심 전략 안보자원 공급망 구축이 절박한 상황이다. 반도체, 방위산업, 항공우주 등에서 중국산 희토류의 수출규제에 시달린다. 또한 포탄이나 미사일 등에 필수적인 인터모니, 비스무트 등 희소 광물도 중국산에 의존하는 긴급상황이다.


그동안 미국내 공급망 재건을 검토해 봤지만 엄중한 환경규제와 채산성 악화로 제련산업 생태기반이 완전히 붕괴해 재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동맹국인 한국의 고려아연이 거의 유일한 파트너로 부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고려아연은 연·아연·동 뿐만 아니라 미국이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안터모니, 비스무트, 게르마늄, 칼륨까지 희소 금속광물의 고순도 제련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고려아연은 각종 탄약 등에 쓰이는 고순도 안티모니를 올해 첫 대미수출에 성공했다. 또한 원전 냉각제와 반도체 열전소재인 비스무트도 국내 유일의 생산기업으로 대미수출 실적을 쌓아왔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생산된 제품들.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생산된 제품들. [고려아연 제공]


미국의 전략 안보자산 파트너로 격상



세계 최대규모의 울산 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는 고려아연이 이처럼 전략자원 관련 국익을 증진 시킬 수 있는 훌륭한 기업임을 미처 알지 못했다.


올해 들어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 및 영풍 간의 경영권 분쟁이 언론에 크게 노출되어 시끄러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은 미국과 전략자원 협력 관계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온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경제 사절단 일원으로 참가하여 백악관을 방문하고 미국 최대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 MOU도 체결한 것으로 당시 언론에 보도됐다.


또한 지난 10월 경주 APEC 때 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주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도 참여하여 미국 기업인들과 대미 투자 진출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달 미국에서 강경화 주미대사와 만나 현지 제련소 건설 관련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건설할 제련소는 온산 제련소를 모델로 삼되 전략 광물 위주의 첨단산업 소재 공급기지 역할을 하리라는 전망이다.


고려아연이 건설할 미국 현지 제련소에 미 국방부등 미국 정부가 직접 투자한다는 것은 한·미 정부 간 안보 전략자산의 공유라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미국 정부가 주주로 참여한 주요 기업에 대한 적대적 M&A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마도 한·미 동맹 차원의 외교적 마찰 등의 이유로 저지되지 않을까 관측할 수 있다.


반면에 미국 정부와 방산기업의 자본참여를 계기로 세계 최고 제련기술의 미국 유출이나 이전 등을 우려할 수 있지 않느냐고 지적된다. 이는 고려아연 차원에서 방어하기가 벅차다는 전망으로 정부가 고순도 제련기술을 국가 핵심 전략 기술로 지정, 기술유출 방지방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뜻이다.


[LS전선 제공]

[LS전선 제공]


LS 전사도 1조 원 규모 희토류 공장추진



한·미 정상회담 성과 및 양국 관세 협상 타결 후 국내기업의 대미 투자는 가시화되고 있는데 철강과 알루미늄 등 50%의 고관세 문제는 더 이상 협상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미국에 해저 케이블 공장건설 투자계획을 발표한바 있는 LS전선이 미국 버지니아주 체서 피크시에 희토류 자석 및 재활용 구리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중앙일보가 15일 보도했다.


투자 규모 1조 원의 이 공장은 기존 1조 원의 해저 케이블 제조공장과는 별개라고 하니 합산 투자 규모는 2조 원이라는 뜻이다.


LS전선 구본규 시장은 지난 12일 현지서 투자 설명회를 통해 미국의 공급망을 강화하고 해외 의존도를 줄이면서 미국의 국가 안보 과제를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한·미 정상회담 이후 국내기업의 대미투자는 약속대로 성실히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생활정보 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