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이 풀어본 겨울 우울증, 스트레스·걱정 누적 탓


우울 증상은 잠들기 어렵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잠이  느는 생활 리듬 변화로 시작한다. [출처: Gettyimagesbank]

우울 증상은 잠들기 어렵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잠이 느는 생활 리듬 변화로 시작한다. [출처: Gettyimagesbank]


일조량·활동량 줄어드는 겨울, 마음도 함께 움츠러들기 쉽다. 특히 낮이 짧고 밤이 길어지는 겨울철에는 계절 변화에 따라 증상이 심해지는 ‘계절성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겨울에는 햇볕을 쬐는 시간이 줄고 외출과 활동량이 감소한다. 수면 리듬이 깨지고 피로감·무기력감이 커진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잠은 늘어나는데도 개운하지 않은 상태가 반복되면 계절성 우울을 의심해볼 수 있다. 봄·여름에는 비교적 안정적이던 기분이 가을·겨울로 넘어가며 가라앉는 것도 전형적인 양상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신경정신과의 정선용 교수는 “우울한 기분이 하루 대부분 지속되고 2주 이상 이어지면 진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면·식사 먼저 무너져


우울 증상은 대개 생활 리듬의 변화로 시작된다. 잠들기 어렵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잠이 늘고, 식욕 저하 또는 과식이 반복된다. 평소 즐기던 일에 흥미가 떨어지고 사람 만나는 것도 피한다. 몸은 움직이지 않는데 생각은 많아지는 상태가 이어지며 우울과 불안이 서로를 키우는 악순환으로 번지기 쉽다.


 정선용 교수는 “우울은 수면·식사·활동 등 생활 전반의 균형이 함께 무너지는 현상”이라며 “일상 리듬을 되찾는 관리가 치료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심신 균형 회복에 초점


한의학에서는 스트레스와 걱정이 오래 누적돼 우울과 불안이 겹친 상태를 ‘심비양허(心脾兩虛)’로 본다. 마음의 에너지와 소화·기력이 함께 약해진 상태로, 수면·식사·활동 전반이 흔들리기 쉽다. 이때 증상과 체질에 따라 한약 치료를 보조적으로 활용해 불안·불면·식욕 저하 등 복합 증상 완화를 돕는다.


대표적으로 귀비탕은 스트레스가 큰 수험생이나 업무 부담이 많은 직장인에게 자주 쓰이며 우울·불안·불면·소화불량을 함께 다스린다. 불안이 두드러질 때는 계지가용골모려탕, 시호가용골모려탕 등 안정 작용을 고려한 처방이 활용되기도 한다.


겨울 우울 관리의 핵심은 ‘움직임’이다. 걷기, 가벼운 유산소 운동, 스트레칭은 혈액순환을 돕고 긴장을 풀어 신체 피로와 무기력감을 낮춘다. 규칙적인 활동은 수면과 식사 리듬 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된다. 정 교수는 “야외 활동이 부담되면 실내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근력 운동부터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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