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호자의 궁금증
올해 9살된 딸을 둔 엄마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아이의 한쪽 귀가 덜 자라 병원에선 소이증이라고 했어요. 겉모습뿐 아니라 청력에도 문제가 있을까봐 걱정됩니다. 수술로 자연스러운 귀 모양을 만들 수 있다면 언제쯤, 어떤 방법으로 하는 게 좋을까요?
의사의 한 마디: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박호진 교수

소이증은 선천성 안면기형에 속하는 질환입니다. 귀 모양이 작거나 없는 상태로, 신생아 8000여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합니다. 대부분 한쪽 귀에서만 증상이 생기는데, 전체 환자의 약 5%에선 양측성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소이증은 태아가 자라면서 외이 형성에 이상이 생기며 발병합니다. 단순한 외형 문제에 그치지 않고 청력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외이도 폐쇄나 중이 기형이 동반되면 소리를 듣기 어렵고, 언어 발달이나 사회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조기 치료가 필요합니다.
청력 손실이 동반된 소이증은 이비인후과에서 치료합니다. 외이도 성형술을 통해 막힌 외이도를 열거나 골전도 보청기를 이식하는 방식이 이뤄집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수술법을 결정하고, 꾸준한 재활로 청력을 개선해야 합니다.
귀의 형태만 이상이 있는 경우엔 외형을 재건하는 수술을 시행합니다. 대표적인 방식은 가슴 연골을 떼어 귀 모양으로 조각해 결손 부위에 이식하는 것입니다. 연골이 귀 모양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10~12세 무렵 수술을 권합니다. 다만 이 방법은 연골을 조각하는데 의료진의 숙련도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섬세한 귀 구조를 재현하기 어려워 한계가 있었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려대 안암병원에선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정상 귀를 CT나 3D 스캐너로 촬영해 모델링한 뒤 3D 프린터로 출력해 연골 조각을 위한 가이드로 사용합니다. 귀의 주름, 높낮이, 깊이 등을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어 실제에 가까운 재건이 가능해졌습니다.
3D 프린트 기술을 활용한 귀 재건 수술은 외형 만족도는 물론 자존감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소이증 환자뿐 아니라 외상으로 귀 일부가 손상된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려대 안암병원은 2006년 대학병원 최초로 귀성형연구센터를 열어 소이증, 외상성 귀 손상, 귀 기형 치료를 전문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귀재건 클리닉을 통해 신생아와 소아 등 성장 단계에 따른 개인 맞춤형 치료법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