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면 유난히 사소한 것들까지 눈에 들어오곤 한다. 정리하지 못한 일들, 미뤄둔 계획들, 그리고 거울 속 내 얼굴에 어느새 자리 잡은 잔주름까지. 시간이 남긴 흔적들은 평소에는 무심히 지나치다가도 연말이 되면 또렷하게 인식되기 마련이다. 겨울의 건조함으로 더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 잔주름은 나이를 가늠하게 하는 가장 작은 변화이면서, 미뤄두었던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는 신호처럼 느껴진다. 2025년과 이별을 준비하는 지금, 잔주름과도 깔끔하게 이별해 보는 건 어떨까.
잔주름은 피부 노화의 가장 작은 징후지만, 인상에서는 오히려 큰 변화를 만든다. 눈가·입가·광대처럼 피부가 얇고 움직임이 잦은 부위는 특히 건조함에 취약해 작은 접힘만으로도 선이 쉽게 자리 잡는다. 이렇게 생긴 미세한 선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굳어지고, 표정 변화와 맞물려 더 깊어진다. 연말연시처럼 사람을 자주 마주하는 시기에는 이 작은 선들이 유독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겨울철 잔주름이 더욱 도드라지는 이유는 단순히 나이 때문만은 아니다. 낮은 온도와 난방으로 인한 건조함이 피부 표면의 수분을 빠르게 빼앗아 가면, 피부 탄력의 기반이 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제 역할을 하기 어려워진다. 여기에 반복되는 표정 움직임이 더해지면 얇은 피부층에는 금세 접힘 자국이 남고, 이것이 잔주름으로 자리 잡는다. 즉, 겨울은 잔주름을 형성하는 조건이 모두 갖춰지는 계절이다.
잔주름이 신경 쓰일 때 대부분 보습을 강화하거나 기능성 스킨케어에 의존하지만, 이미 패임이 자리 잡은 잔주름은 스킨케어만으로는 해결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 피부 표면의 건조를 완화하는 것과 별개로, 얇아진 부위에 미세하게 볼륨을 보강해 표면을 매끄럽게 정리하는 접근이 병행될 때 더 자연스러운 개선이 가능하다. 피부 표층의 미세한 패임을 채워주는 것만으로 얼굴 전체 인상은 훨씬 부드러워진다.
이러한 이유로 잔주름 개선에 자주 활용되는 방법이 바로 히알루론산 필러를 소량·정밀하게 주입하는 방식이다. 히알루론산은 피부 속 수분을 끌어당겨 볼륨을 부드럽게 채우고, 표면을 고르게 만들어 잔주름을 완화하는 데 적합하다. 잔주름은 ‘과하게 채우지 않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움직임이 잦은 부위에서도 자연스럽게 퍼지고 조직과 잘 어우러지는 제형 선택이 중요하다.
멀츠(Merz)의 히알루론산 필러 ‘벨로테로(BELOTERO)’는 이러한 잔주름 시술에서 자주 사용되는 제품이다. 벨로테로는 스위스 특허 CPM(다밀도) 공법을 적용해 하나의 필러 안에서 여러 밀도의 구조가 균형을 이루도록 설계됐다. 이 덕분에 피부 표층 가까이에 주입되더라도 경계가 드러나지 않고, 얇은 피부에서도 매끄럽게 퍼지면서 자연스러운 결과를 유지한다. 소량만으로도 잔주름의 패임을 섬세하게 보완할 수 있어, 특히 눈가·입가처럼 민감한 부위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
벨로테로는 소프트·밸런스·인텐스·볼륨 네 가지 라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부위와 목적에 따라 필요한 제형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중 소프트 라인은 제형이 부드럽고 조직 적응력이 뛰어나 잔주름처럼 얕은 패임을 다루기에 적합하다. 피부 표층에 가까운 얇은 부위에서도 자연스럽게 퍼지기 때문에, 잔주름 시술에서 특히 활용도가 높다.
연말이 되면 평소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얼굴의 작은 변화에도 시선이 머물게 된다. 잔주름은 미세하게 나타나지만, 인상 전체를 달라 보이게 하는 요인이 되곤 한다. 새해를 앞두고 피부를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때다. 피부 표면을 부드럽게 다듬고 잔주름과 이별하는 순간, 한층 밝고 편안한 인상을 새해 선물처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황금피부과의원 이규채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