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거리는 통증에 물집까지, 50대 넘으면 대상포진 조심해야
![대상포진은 발진이나 물집이 생기고 72시간(3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증상 호전 속도가 빨라진다. [출처: Gettyimagesbank]](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2/31541_33265_5321.jpg?resize=499%2C706)
“화끈거리며 찌르는 듯한 통증이 피부에 띠처럼 따라 올라오고, 며칠 뒤엔 물집이 생겼어요.”
50대 이상에서 급격히 늘고 있는 대상포진은 신경을 직접 공격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수개월 이상 이어지는 후유증으로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릴 수 있는 질환이다.
대상포진은 어릴 적 수두에 걸렸을 때 몸속에 남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가 성인이 된 후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다시 활성화되어 발생한다.
나이(특히 50세 이상), 암·당뇨병·류머티즘 같은 만성질환, 항암 치료나 면역억제제 복용, 극심한 스트레스나 과로 등이 주된 원인이다. 바이러스는 척추 신경절 등에서 잠복하다가 감각신경을 따라 이동하면서 피부에 띠 모양의 발진과 물집을 만들고 신경 자체를 손상시켜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전형적인 증상은 몸 한쪽에만 나타나는 통증이다. 초기엔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신경통이 먼저 나타나고, 2~3일 뒤 통증 부위에 붉은 반점과 물집이 무리 지어 띠처럼 생긴다. 주로 옆구리, 얼굴, 눈 주변에 많이 생기지만, 몸통·다리 등 전신 어디에도 발생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구상 교수는 “간혹 발진이나 수포 없이 통증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감기, 심장 질환, 위장 질환으로 오해하고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조기 치료가 핵심이다. 발진이나 물집이 생기고 72시간(3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증상 호전 속도가 빨라진다.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할 수 있다.
-약물치료: 아시클로비르, 발라시클로비르 등 항바이러스제
-통증 치료: 진통제, 가바펜틴 계열의 신경통약, 마취 패치, 필요시 신경차단술
얼굴·눈·귀·생식기 등 민감한 부위에 생기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자·암환자·임신부는 합병증 위험이 커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대상포진은 예방접종으로 상당 부분 막아진다.
-만 50세 이상 성인과 면역 저하 질환자는 접종 권장
-재조합 사백신은 2회 접종으로 90% 이상의 예방 효과
-이전 생백신을 맞았더라도 5년 이상 지났다면 재접종이 권장
-면역억제제 치료 중인 환자도 재조합 백신은 안전하게 접종 가능
※ 백신이 100% 예방하는 것은 아니므로 충분한 수면·운동·영양 관리와 스트레스 조절도 병행.
대상포진은 기존 수두 바이러스의 재활성화이기 때문에 전염성은 낮다. 하지만 물집이 터진 부위에 직접 접촉하면 수두에 걸린 적 없는 아이·임신부·면역 저하자에게 수두를 옮길 수 있다. 물집 부위는 딱지가 완전히 떨어질 때까지 가리고 취약군과의 접촉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흔하고 심각한 합병증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발진이 사라진 뒤에도 수개월~수년간 극심한 통증
-불에 덴 듯, 전기 오듯한 느낌
-옷깃만 스쳐도 고통스러워 잠도 제대로 못 자는 경우
-우울증·불안 장애·사회적 위축 등 정서적 문제도 유발
특히 고령자, 통증이 심했던 사람,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위험이 크며 적극적인 조기 치료와 통증 관리가 중요하다.
이구상 교수는 “대상포진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질환”이라며 “통증이 생기면 미루지 말고 빨리 전문 진료를 받고 50세 이상은 백신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