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심혈관 질환 골든타임 지켜야



청명한 하늘과 선선한 날씨로 야외 활동이나 운동을 즐기는 이가 많다. 하지만 심혈관 건강에는 빨간불이 켜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일교차가 커지면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9월 29일은 심장 질환의 위험성을 알리고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세계심장연맹이 제정한 세계 심장의 날이다. 심장 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이자 국내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할 만큼 매우 위험하다. 2023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64.8명이 심장 질환으로 사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심혈관 질환 환자 수는 2020년 114만5499명에서 2024년 132만3247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환절기에 기온 차가 커지면 혈관 기능을 조절하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깨진다. 이로 인해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며, 염증 반응이 높아져 혈전(피떡)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이러한 현상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대표적인 심장 질환인 협심증은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을 움직이는 관상동맥이 60~70% 정도 막혀 혈액 흐름이 원활치 않아 가슴에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계단을 오르거나 무리한 운동,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릴 때처럼 심장에 부하가 걸리면 일시적으로 가슴 한가운데를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협심증이 심근경색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흔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반면 심근경색은 협심증보다 더 위험한 상태다. 관상동맥이 혈전에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는 응급 상황이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과 함께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초기 사망률이 30%에 달할 만큼 치명적이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30분 이상 지속한다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병원에서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약물치료나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때까지의 골든타임은 2시간 정도다. 만약 심정지 상태라면 5분 이내에 심폐소생술과 같은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환절기 갑작스러운 심혈관 질환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체온 유지가 중요하다. 외출이나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어 날씨와 체온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새벽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크므로 금연해야 한다. 과도한 음주와 염분이 많은 음식 역시 혈압을 높이니 자제해야 한다. 특히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심장 기능이 약해져 있고 다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으므로 생활습관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심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이라면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혈관 상태를 꾸준히 확인해야 한다. 만약 검사 결과 혈관 건강에 이상이 있거나 만성질환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 본인에게 맞는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혈액 검사 시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200㎎/dL 미만,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는 100㎎/dL 미만이 정상이다.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경우라면 LDL 콜레스테롤을 70㎎/dL 미만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공복혈당은 70~100㎎/dL이 정상 범위다. 혈압은 수축기 120㎜Hg 미만, 확장기 80㎜Hg 미만으로 관리해야 하며, 심전도 검사에서는 분당 60~100회의 규칙적인 심박동수가 유지돼야 한다.


만약 고위험군에서 가슴 통증, 숨 가쁨, 식은땀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주변에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하고 안내에 따라 심폐소생술 같은 응급처치를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