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몸이 아픈 환자가 늘어난다. 어르신일수록 체중을 견디는 허리와 무릎에 콕콕 신호가 온다. 추워진 날씨에 근육과 인대가 수축하고 혈류가 느려져 미세 염증 부위가 예민해진 탓이다. 근육량이 줄어 몸이 약한 상태라면 통증이 더욱 심할 것이다.

특히 계절의 변화에 민감한 부위는 허리다. 만약 아침에 일어나 허리를 펴기 힘들거나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다면 이미 신경의 압박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무릎도 마찬가지다. 관절을 보호하는 활액이 끈적해지고 관절면이 부드럽게 움직이지 못한다. 체중 부담이 고스란히 관절에 전해지면서 계단을 오르내릴 때 ‘뚝뚝’ 소리가 나거나 무릎이 붓는다. 더욱이 여성은 연골이 얇고 하체에 체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남성보다 통증이 잘 나타난다.
어깨도 문제다. 어깨 근육이 급격히 수축해 염증이 악화되기 쉽다. 가벼운 찬바람에도 오십견이 재발하거나 팔이 뒤로 올라가지 않는 증상이 생긴다.
좌골신경통 역시 주의해야 한다. 이는 허리디스크나 엉덩이 근육이 신경을 압박하면서 허리에서 다리 뒤쪽으로 타는 듯한 통증이 이어지는데, 전기장판이나 히터 사용 후 급격한 온도 변화가 병을 키운다.
또한 추위에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대상포진이 늘어난다. 계절상 그 초기에 감기몸살로 여기며 중요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이후 한쪽 옆구리 등에 수포가 생기고 대상포진 신경통으로 이어지는데, 이때부터는 치료가 길어지고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 밖에도 손발이 차고 저린 환자가 증가한다. 기온이 내려가면 말초혈관이 수축하고, 혈류가 줄어들어 손끝과 발끝이 얼음장처럼 시리다. 단순한 냉증으로 넘기면 말초혈류장애나 당뇨성 신경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50대 이후 여성에게 흔하다. 어느 날 손끝이 하얗게 변하거나 저림이 지속될 때는 혈류 검사를 통해 원인을 밝혀야 한다.
이처럼 11월부터 갑작스러운 통증은 혈류 순환 저하, 근육 경직, 면역력 저하 등이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때는 수술보다는 근본 원인을 다스리는 비수술 치료가 더 큰 역할을 한다.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은 국내 최초로 척추 비수술치료(신경성형술)를 도입한 병원이다. 다양한 허리 시술과 무릎 주사, 도수 재활치료 등으로 환자의 치료 부담을 낮추고 있다. 나는 환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 대부분 수술보다는 비수술 치료를 권한다. 고령의 환자는 물론, 당뇨나 고혈압 등 전신 질환자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다.
11월은 혈류가 느려지고 근육이 굳는 시기다. 지금부터의 통증은 일시적인 불편이 아니라 만성 질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따뜻한 보온과 꾸준한 스트레칭, 무엇보다 빠른 내원이 겨울의 통증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