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치매 신약 레켐비(Leqembi)를 두고 환자와 가족들은 기대와 혼란을 동시에 느낀다. ‘정말 기억력이 돌아올까?’, ‘누구나 맞을 수 있을까?’ 같은 질문들이 쏟아진다. 레켐비에 대해 환자와 보호자가 꼭 알아야 할 다섯 가지 사실을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장혜민 교수의 도움말로 정리했다.
① 기존 약과 뭐가 다른가
기존 치매약은 기억력에 필요한 아세틸콜린을 보충해 증상을 완화하는 역할만 했다. 병 자체의 진행을 바꾸진 못했다. 반면 레켐비는 알츠하이머의 원인 단백질 아밀로이드를 직접 제거한다는 점에서 ‘근본 원인에 접근한 첫 치료제’라는 의미가 있다.
② ‘기억력 회복약’은 아니다
원인을 없앴는데 왜 기억력은 좋아지지 않느냐고 많은 보호자가 묻는다. 아밀로이드는 치매를 촉발하는 방아쇠일 뿐 이미 손상된 신경세포와 기억력은 되돌릴 수 없다. 레켐비는 더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는 약이지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약은 아니다.
③ 누가 맞을 수 있나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확진 환자 중 초기 단계에서만 쓸 수 있다. 치료 전에는 다음 검사가 필요하다. 중등도 이후 치매 환자에겐 효과가 없다.
-신경심리검사: 인지 수준 확인
-MRI: 뇌 위축·미세 출혈 위험 평가
-APOE 유전자 검사: 부작용 위험 확인
-아밀로이드 PET: 단백질 침착 여부 확인
④ 부작용도 있다
치료 초반에는 발열·두통·발진 같은 주입 부작용이 흔하다. 더 주의할 점은 뇌부종·미세 출혈(ARIA)이다. 환자의 10~20%에서 발생하며 드물지만 발작이나 의식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첫 6개월 동안은 반드시 3차례 MRI 검사로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
⑤ 효과는 언제 나타나나
임상시험에서 3개월째 아밀로이드 단백질 감소가 확인됐다. 인지 기능 차이는 6개월부터 통계적으로 나타났지만 가족이 체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핵심은 치매의 진행을 늦춘다는 것, 즉 ‘덜 나빠지게 하는 약’이라는 점이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