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L 시즌 20 8강에서 유일한 테란 선수였던 황병영이 16강에서 압도적인 기세를 보여줬던 프로토스 변현제를 꺾고 생애 최초로 4강에 진출했다.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SOOP은 22일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대회 Google Play ASL 시즌 20 8강 1경기를 진행했다. 해당 경기에서는 시즌 20 최대 변수 황병영과 가을의 프로토스 위상을 과시했던 변현제의 싸움이었다.

두 선수의 승부는 20분을 넘지 않을 만큼 빠른 시간 안에 결정됐다. 1세트 넉아웃에서 황병영은 2팩토리 애드온으로 빠른 승부를 노렸다. 하지만 변현제가 적절하게 병력을 분산시켜 후속을 차단하고 언덕 판정을 받지 못한 탱크 위치로 러시를 실패하면서 불리한 상황을 맞이했다.
황병영은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메카닉 병력을 모았지만 리버 다음 캐리어를 빠르게 준비한 변현제의 전략에 결국 GG를 선언했다.

2세트는 2스타 클로킹 레이스로 울돌목의 섬 지형을 완벽하게 활용한 전략이 인상적이었다. 변현제의 셔틀 리버를 레이스로 차단하면서 멀티 지역 자원 수급을 방해했고 변현제가 멀티 복구에 신경 쓰는 동안 생산한 지상 병력으로 쐐기를 박았다.

3세트에서는 황병영이 변현제의 리버를 빠르게 제압하며 승기를 잡았다. 리버를 제압한 후 변현제의 트리플 멀티가 활성화되기 전에 타이밀 러시를 감행하며 GG를 받아냈다.

4세트에서 황병영은 변현제의 초반 질럿 찌르기에 무너졌다. 리트머스 뒷쪽 중립 건물과 미네랄 구간으로 질럿 2기를 한꺼번에 통과시킨 것이 화근이었다. 황병영은 예상치 못한 질럿 난입에 입구 벙커에서 마린을 뺄 수 밖에 없었다. 입구의 마린이 빠지니까 변현제는 드라군까지 입성시켜 더 큰 피해를 입혔다.
이후 변현제는 리버를, 황병영은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1탱크, 1벌처, 3마린으로 러시를 감행했다. 하지만 이미 변현제가 드라군을 충분히 생산한 탓에 실패로 돌아갔다.
황병영의 러시를 막아낸 변현제는 셔틀 리버로 괴롭혔다. 황병영은 미네랄 부족으로 터렛을 건설할 수 없는 만큼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황병영 입장에선 탱크로 막아내면서 시간을 벌어야 하는 상황. 하지만 변현제는 황병영에게 시간을 주지 않고 드라군, 리버로 러시를 감행하며 피해를 입혔고 멀티 차이를 통한 자원 격차로 끝내 GG를 받아냈다.

5세트에서 황병영은 1벌처, 4드라군, 1탱크 러시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변현제는 1차 러시를 막아내고 곧장 트리플 멀티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 판단이 오히려 황병영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황병영이 3탱크 타이밍 러시로 변현제의 드라군을 모두 제압하면서 변현제의 입구를 봉쇄했고 이를 막아낼 방도가 없었던 변현제는 GG를 선언했다.

6세트는 황병영의 조급함이 발목을 잡았다. 4마린, 1벌처 치즈 러시로 빠른 승부수를 던졌지만 이를 간파한 변현제가 실드 배터리를 짓고 프로브 디펜스로 마린의 벙커 입장을 막아내며 승리를 쟁취했다.

7세트에서 황병영은 6시 BBS로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만약 변현제의 위치가 11시였다면 실패하는 도박이었다. 황병영 입장에선 다행히 변현제의 위치가 5시였다. 여기에 변현제가 생더블을 시도하며 완벽하게 빌드 싸움까지 이겼다. 황병영은 4마린 타이밍에 곧장 러시를 진행했다. 생더블을 선택한 변현제 입장에선 막아낼 방도가 없었고 결국 황병영이 20년 만에 생애 처음 스타 리그 4강 진출에 성공했다.
■ 4강 진출 황병영 인터뷰

Q. ASL 본선 11번째 도전 끝에 첫 시드 획득을 성공했다. 소감을 전한다면?
믿기지가 않는다. 오늘 긴장이 안 되서 잘 될 것 같긴 했는데 이기는 것을 상상했지만 쉽지 않았다. 승리와 패배가 왔다갔다 하니까 지켜내려고 노력했다.
Q. 2세트 울돌목에서 2스타를 선택했다.
울돌목에서 연습할 때 어떤 빌드를 하든 다 패배했다. 그래서 1패 던지고 하자는 방향으로 생각했는데 어제 갑자기 느낌이 오는 빌드가 생겼다. 그걸 하니까 승률이 좋았다. 울돌목도 이길 수 있겠다고 느꼈다.
Q. 3세트에서의 기분은?
리트머스라는 맵도 테란에게 어렵다. 전진 게이트 연습을 많이 했다. 경험이 많아지다 보니까 앞 경기에서 져도 멘탈은 유지가 됐다. 한 경기에 집중하자는 마인드로 임했다.
Q. 5세트에서는 공격적인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드라군이 마인에 잡힌 것을 보고 결정했는가?
사실 준비한 빌드가 비슷했다. 원래는 움직임 싸움을 유도하려고 했다. 상대를 보면서 터렛을 지으려고 했는데 드라군이 잡히는 것을 보고 러시 성공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만약 탱크가 죽었으면 막히는 그림이었는데 컨트롤도 잘 됐다. 덕분에 쉽게 이겼다.
Q. 6세트에서는 레이트 치즈 러시를 선보였다. 이유는?
사실 연습 때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뭔가 프로토스가 부유하게 시작하려고 하니까 화가 났다. 그래서 받아먹고 치즈를 시도했는데 상대의 낚시였다. 상대의 준비된 플레이였다는 것을 쿨하게 인정하고 GG를 쳤다.
Q. 7세트에서도 극단적인 BBS였다. 6시에 배럭을 지은 이유는?
막 세트에서 어떤 빌드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어제 새벽에 윤환이 형이 가슴이 차가워지라고 BBS를 추천하더라. 또 아까 영호도 해보락 확신을 줬다. 두 명을 믿고 모든 걸 걸자는 마인드로 시도했다.
Q. 내일 장윤철 vs 김정우의 대결 승자가 4강에서 만난다. 어떤 선수를 원하는가?
사실 생각을 안 했다. 누구든 똑같다고 생각한다. 둘 다 너무 잘하는 선수다. 어떤 선수가 올라와도 오늘 이겨서 자신감이 생겼다.
Q. 도와준 분들과 응원해준 팬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저도 울컥했는데 너무 감사하다. 당연히 저 혼자 한게 아니었다. 연습 도와준 분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다. 윤종이에게 고맙고 병구 형, 경두, 선재, 덕이, 수철이도 있다. 또 새벽 6시까지 윤환이 형이 빌드 봐준다고 도와줬다. 고맙고 사실 빌드가 다 영호 빌드였다. 제 스승인데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츠캄 멤버들이 현장에 거의 다 왔다. 정말 힘이 됐다. 경기할 때 계속 보여서 긴장이 줄었다. 응원해준 멤버들에게도 감사하다. 오랫동안 기다렸을 텐데 끝까지 믿어주신 팬들, 현장에 와준 팬들이 정말 많았는데 힘이 많이 됐다. 감사하다. 응원 많이 부탁드리고 그 응원에 힘입어 더 좋은 경기 보여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