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기온 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여러 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흔히 콧물이나 미열, 근육통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감기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일부는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대상포진, 폐렴이기도 하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정하 교수는 “대상포진과 폐렴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고령층은 가벼운 증상이라도 세심히 관찰하고 예방접종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재활성화되면서 생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환자의 67%가 50대 이상이었다. 초기에는 감기몸살처럼 발열과 근육통이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마·목·등 부위에 띠 모양의 발진과 수포가 생기고 참기 힘든 통증이 동반된다. 특히 발병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져 수년간 극심한 통증에 시달릴 수 있다.
폐렴 역시 고령층에서 치명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폐렴 사망자의 90%가 65세 이상이었다. 폐에 염증이 생기면서 기침, 발열, 가래 등 감기와 비슷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고 두통이나 오심, 근육통 같은 전신 증상도 동반된다. 박 교수는 “폐렴은 증상이 심해지고 나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가벼운 기침이나 미열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질환 모두 백신 접종이 확실한 예방법이다. 대상포진 백신은 50세 이상 성인에게 권장되며 한 번만 맞는 생백신과 두 차례 맞는 사백신이 있다. 최근에는 예방 효과와 후유증 감소 효과가 더 우수한 사백신이 주로 사용된다. 이미 대상포진을 앓았다면 회복 후 6개월~1년이 지난 뒤 접종해야 한다.
폐렴 예방을 위한 폐렴구균 백신은 당뇨나 심혈관 질환을 가진 만성질환자에게는 최대 84%의 예방 효과가 있다. 6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는 반드시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박 교수는 “나이 들수록 백신 항체 형성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권장 연령이 되면 미루지 말고 바로 접종하는 것이 좋다”며 “대상포진과 폐렴구균 백신은 동시에 접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절기 체크리스트
-50세 이상이면 대상포진 백신 접종 여부 확인
-65세 이상, 만성질환자라면 폐렴구균 백신 접종 여부 확인
-감기 증상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악화되면 병원 진료 필요
-발열·기침 외에 띠 모양 발진이나 호흡곤란이 동반되면 즉시 진료
※감기 vs 대상포진·폐렴
-감기: 콧물, 목 통증, 미열, 1주일 내 호전
-대상포진: 발열·근육통 며칠 뒤 피부 발진·수포와 극심한 신경통
-폐렴: 고열, 기침, 가래와 두통·구토·근육통 등 전신 증상, 호흡 곤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