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환자의 궁금증
평소 음주를 즐겨하는 40대 남성입니다. 주변에 통풍 환자가 많은데, 대부분 음주량이 높은 남성이더라고요. 저도 통풍에 걸리진 않을까 약간 걱정되는 마음이 듭니다. 통풍의 정확한 원인과 치료법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의사의 한 마디:
고려대 안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김미현 교수

통풍의 원인은 ‘요산’입니다. 요산은 퓨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이 대사되면서 생기는 노폐물이에요. 이 농도가 높아져 결정체로 변하고 관절의 연골, 힘줄, 주변 조직에 침착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쌓인 요산 결정은 관절 염증을 유발해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재발성 발작을 일으킵니다. 특별한 전조 없이 잠든 사이에 엄지발가락이나 발등, 발목 등이 극심하게 붓고 아픈 것이 특징입니다.
환자 대다수는 남성입니다. 남성은 여성보다 혈중 요산 수치가 높고 음주나 내장류, 붉은 육류와 같은 퓨린이 많은 음식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죠. 여성은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폐경 전까진 발병이 드물지만, 폐경 이후에는 발병률이 증가합니다. 에스트로겐은 요산의 배출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통풍이 의심되는 관절에서 윤활액을 주사기로 뽑아 현미경으로 요산 결정을 확인합니다. 혈청 요산농도를 체크하기도 하며, 엑스레이 검사나 CT 촬영을 보조적으로 시행하기도 합니다. 통풍은 만성질환인 만큼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합니다. 우선 급성 관절염 발작 시에는 콜히친,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을 통해 효과적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급성 발작이 가라앉으면 재발 위험이 높거나 합병증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요산 저하 치료를 시행합니다. 대표적으로 알로퓨리놀, 페북소스타트 같은 요산 생성 억제제가 사용됩니다. 증상이 호전됐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지만, 통풍은 재발할 때마다 관절 손상이 누적될 수 있어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요산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음주를 피하고 퓨린 함량이 많은 고기 내장류나 붉은 육류, 과당·청량 음료의 섭취를 자제해야 합니다. 하루 2리터 이상의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도 필수예요. 비만한 경우 체중 감량이 도움이 됩니다. 통풍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관리해야 하는 대사질환입니다. 고위험군은 혈액 검사를 통해 요산 수치를 정기 점검하고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