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란 혈관이 동맥경화로 인해 좁아지면서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지는 병이다. 가장 흔히 경험하는 증상은 가슴 통증(흉통)이다. 환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환자는 ‘가슴을 짓누르는 듯하다’ ‘가슴에 고춧가루를 뿌려 놓은 느낌이다’ ‘숨이 차다’ 등으로 표현한다.
협심증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안정 시엔 통증이 없다가 심장 근육에 많은 산소가 필요한 상황에 증상이 유발된다는 점이다. 운동할 때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차가운 날씨에 노출될 때, 흥분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가운데 혹은 좌측 가슴이 아프고 통증이 5~10분 정도 이어지다가 휴식하면 나아지는 것이 협심증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그래서 ‘좀 쉬면 괜찮아진다’고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병이 심해지면 안정 시에도 통증이 발생하고 지속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가만히 있어도 아플 경우 불안정형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의심되며, 이럴 땐 응급실로 바로 가야 한다.
약으로 통증 조절, 증상 심해지면 시술·수술받아야
협심증의 진단과 치료는 병의 진행 정도와 증상의 중증도에 따라 다르다. 협심증이 의심되면 심전도, 운동부하검사, 심장 초음파, 심근 스펙트,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검사를 진행한다. 확진을 위해서는 관상동맥에 직접 도관을 진입시켜 조영제를 넣어 협착 정도를 평가하는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한다. 병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증상이 잘 조절되면 항혈소판제제와 콜레스테롤 저하제, 혈관 확장제와 같은 약물로 치료한다. 하지만 관상동맥의 협착 정도가 심하고 흉통이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고 악화를 막기 위해 혈관을 재개통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재개통 치료법으로는 관상동맥 중재 시술, 관상동맥 우회수술 등이 있다.
최근 환자 연령대가 높아지고 당뇨병, 신장 질환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사례가 늘면서 수술 없이 치료하는 관상동맥 중재 시술이 보편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관상동맥 조영술과 같은 방법으로 팔·다리 혈관을 통해 관상동맥에 관을 삽입하고 막힌 혈관 부위를 풍선이나 스텐트(철망)로 확장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고 회복 기간이 짧으며, 흉터도 남지 않는다. 이러한 경피적 스텐트 삽입술만으로 질환을 완전하게 치료할 수 없거나 다혈관 질환의 진행 정도가 심한 경우, 환자의 전신 상태가 수술을 견딜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 시행하는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통해 치료하게 된다.
금연 후 1년 지나면, 관상동맥 발생 위험 절반으로 감소
심혈관 질환은 일찍 발견하고 큰일을 겪기 전에 미리 관리하는 것이 제일이다. 위험 인자를 미리 관리하고 흉통이 생길 경우 참지 말고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금연 후 1년이 지나면 관상동맥 질환 발생 위험이 절반으로 감소하고, 15년이 지나면 전혀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과 비슷한 수준이 되니 하루라도 빨리 끊는 것이 좋다. 또한 탄수화물과 포화지방을 줄이는 건강한 식사와 운동, 체중 감량, 동반 질환 관리를 통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태오 교수는 “심혈관 질환에는 완치가 없다”며 “동맥경화증은 전신 혈관에 발생하고 진행하는 만성질환으로 평생 관리해야 한다. 시술·수술을 받았다고 관리를 소홀히 했다가 협착이 재발하거나 스텐트 혈전증을 겪을 수도 있다. 스텐트 시술을 받았더라도 약물치료는 꾸준히 병행해야 하며 치료 후에도 금연, 운동, 투약 세 가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