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현제, 도재욱이 무너지며 사그라들었던 가을의 프로토스가 ‘택신’ 김택용에 의해 다시 불타올랐다.
김택용은 ASL 시즌 20 8강 임홍규(홍구)와의 대결에서 4대1로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경기 결과로 4강에서는 장윤철 vs 황병영, 박상현 vs 김택용의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SOOP은 30일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대회 Google Play ASL 시즌 20 4강 4경기를 진행했다.

4경기 울돌목 1세트에서는 임홍규의 퀸 인스네어 전략이 김택용의 허를 찔렀다. 김택용은 울돌목의 맵 특성을 이용해 커세어를 다수 생산하고 셔틀 리버로 임홍규를 압박했다.
임홍규는 퀸 인스네어를 활용해 리버를 저격하거나 커세어를 스커지로 격추하며 김택용의 병력을 무너뜨렸다. 섬 멀티 수비도 확실했다. 하이템플러를 동원했어도 좁은 지형에서는 럴커 4기와 히드라의 수비를 뚫긴 역부족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임홍규의 멀티는 늘어나고 김택용의 자원은 소진됐다. 결국 공격할 만한 빈틈을 찾아내지 못한 김택용은 임홍규에게 GG를 선언했다.

2~5세트는 실력적으로 김택용이 앞섰다. 최적화와 컨디션 모두 김택용의 압승이었다. 2세트에서 두 선수는 자신들만의 심리전으로 초반을 이끌었는데 결과적으로 서로 잘 풀리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중반으로 흘러갔을 땐 김택용의 최적화가 빛을 발했다. 큰 교전 없이 인구수가 171 대 117로 크게 벌어졌다. 게다가 임홍규의 인구수는 대부분 드론이라 교전에 가용할 수 있는 병력이 눈에 띄게 부족했다.
해결 방법은 뮤탈리스크로 하이템플러를 암살하거나 옵저버를 제거하며 시간을 버는 수밖에 없었지만 김택용이 이를 허락하지 않으면서 임홍규에게 GG를 받아냈다.

3세트에서 김택용은 임홍규의 앞마당에 파일런을 지으며 최적화를 무너뜨렸다. 임홍규 입장에선 발업 저글링 올인 러시 밖에 수가 없었다. 여기에 견제 도중 저글링 3기가 소모되는 악재도 겹쳤다.
김택용의 흐름을 저지해야 했던 임홍규는 1부대 정도의 저글링으로 돌파를 시도했으나 김택용의 안정적인 수비에 실패했다. 이때 김택용의 판단이 임홍규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임홍규의 후속 빌드를 뮤탈리스크로 판단하고 2스타게이트 빌드를 선택했는데 임홍규는 히드라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임홍규는 김택용의 지상 병력이 부족한 틈을 타 앞마당 포지를 파괴하며 압박했다.
경합을 겨룬 두 선수는 운영 싸움으로 이어갔다. 여기서는 임홍규의 깜짝 뮤탈리스크 판단이 패착이었다. 2스타게이트에 커세어 공1업까지 투자한 김택용이라 뮤탈리스크가 활약하기도 전에 괴사했기 때문이다.
뮤탈리스크를 제압한 김택용은 트리플 멀티를 중단하고 러시를 감행했다. 뮤탈리스크를 운영한 탓에 러커가 늦은 임홍규는 김택용의 병력을 막아낼 여력이 었었고 결국 GG를 선언했다.

4세트는 임홍규의 집중력이 승패를 갈랐다. 임홍규는 전면전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해 병력을 우회시켜 엘리전을 노렸다. 그 결과 임홍규의 본진은 초토화됐고 김택용은 프로브를 거의 다 잃어버리는 상황이 펼쳐졌다.
하지만 남은 자원에서 임홍규가 앞섰다. 게다가 6시 멀티에는 피해를 입지 않았기에 자원도 원활하게 수급했다. 수비에 집중하면서 드랍으로 프로브만 견제하면 이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질 수 있다고 판단한 김택용은 드라군으로 러시를 감행했다. 이때 임홍규가 오버로드에 탑승한 러커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다. 전장에 김택용의 옵저버가 없었기에 러커 1기의 영향력이 꽤 컸는데 이를 놓치니까 결국 무너지며 GG를 선언했다.

5세트에서 김택용은 시작부터 캐논 러시를 감행했다. 임홍규는 이를 저글링으로 안전하게 막아내면서 초반 유리함을 쟁취했다. 임홍규는 수비적인 김택용의 운영을 보고 4번째 멀티까지 빠르게 가져가며 부유한 운영을 준비했다.
하지만 너무 욕심을 부렸을까 드론 수에 비해 병력은 좀처럼 충원되지 않았다. 생산된 병력도 히드라뿐이었다. 김택용은 히드라만 보유한 임홍규의 병력을 확인하자 트리플을 취소하고 다수의 하이템플러를 앞세워 러시를 감행했다.
러커의 부재는 임홍규에게 비수를 꽂았다. 히드라 병력은 사이오닉 스톰에 너무나도 취약했다. 병력의 화력도 집중하지 못했다. 일부는 질럿 견제 수비에 일부 동원됐고 일부는 7, 9시 멀티에서 올라오느라 메인 병력이 각개격파 당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임홍규가 다수의 드론을 병력으로 환산하기 전에 김택용이 경기를 끝내며 7시즌 만에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 김택용 4강 진출 인터뷰

Q. 시즌 13 이후 7시즌 만에 4강 진출했다. 소감은?
이번에 세팅도 바꿔서 솔직히 올라올 줄은 몰랐다. 하지만 24강부터 첫 단추가 잘 꿰진 것 같다. 최근 임홍규가 너무 잘해서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첫 경기 패배했을 때도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세트부터 준비한 것들이 잘 통해서 이후에도 잘 풀렸다.
Q. 폴스타부터 4번 연속 이겼다.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가?
사실 첫 경기를 가장 많이 준비했다. 그래서 지는 순간 멘탈이 흔들렸다. 중앙 멀티를 지키기만 했으면 최소 무승부였는데 후회가 남았다. 그래도 2세트부터는 자신 있었다. 원래 선게이트를 많이 하지만 포지 운영으로 준비했는데 잘 통했다. 그 이후는 4강 상대가 짭제이기에 영업 비밀이다.
Q. 4세트 메트로폴리스에서 극적승을 거뒀다. 엘리전 상황을 설명한다면?
메트로폴리스도 질럿이 3번째 멀티를 갈 때 오른쪽, 왼쪽 양방향으로 덮쳤으면 끝난 거였다. 하지만 질럿들이 오른쪽으로 다 가더라. 그거 막히는 순간 졌다고 생각했다. 이후에 다행히 틈이 계속 만들어졌다. 역러시나 드랍은 예상도 못햇다. 운 좋게 이길 수 있었다.
Q. 마지막 경기는 올인 러시로 끝냈다. 어떤 판단이었는가?
제가 캐논 러시를 가장 잘 한다고 생각하는데 허무하게 막혀서 화가 많이 났다. 다행히 임홍규가 저글링을 많이 찍어주더라. 덕분에 타이밍이 생겼다. 실수한 것도 많다. 포톤 캐논도 포지 아래에 지어야 하는데 한 칸 오른쪽에 지었다. 포지를 살릴 수 있었는데 디테일이 아쉬웠다.
상황을 살펴보니까 홍규가 드론을 너무 많이 생산했다. 이를 보고 2/1업에 러시를 가면 승리하겠다고 판단했다. 판단이 적중했다.
Q. 박상현이 김택용을 원한다고 말했다. 어떤가?
군 전역 이후 8강에서 박상현에게 떨어졌다. 복수할 기회가 생겼다. 상현이도 전역하고 첫 대회인데 떨어뜨려서 그때의 심정을 고스란히 전해주겠다.
Q. 도움을 준 동료와 응원해준 팬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원래 연습을 그렇게 많이 하는 편이 아닌데 이번 시즌은 잘 될 것 같아서 24강부터 게임을 엄청 많이 했다. 태수, 민철, 제동, 명운, 일장, 정우 등 모든 저그 선수들과 연습했다. 4강 때도 많이 도와주면 좋겠다.
방송에서 응원해준 철구 이사장님, 응원 메시지 남겨준 박재혁 총장님 감사하고 수범이, 오메킴, C9 멤버들에게도 너무 고맙다. 원래 응원 오면 지는 징크스가 있었는데 그걸 깨드렸다. 맛있는걸 사줄 테니 이따 보길 바란다.
또 팬들이 세팅을 바꾸라고 했는데 드디어 바꿨다. 덕분에 게임이 잘 되고 있다. 제 목표가 결승은 가는 것인데 결승 가는 모습 보여드릴테니 많은 응원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