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직척추염은 시간이 지날수록 척추 마디가 차례로 굳어가는 진행성 질환이다. [출처: Gettyimagesbank]](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0/31104_32807_4236.jpg?resize=600%2C400)
강직척추염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허리뼈가 굳는 병이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맞는 말이지만 이리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강직척추염은 척추관절염의 한 종류이면서 뼈와 관절만의 문제가 아닌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주로 문제가 생기는 곳은 척추와 천장관절입니다. 천장관절은 척추의 맨 아래쪽인 천골과 골반을 이루는 장골이 맞닿는 부위인데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허리와 엉치 통증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강직척추염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눈에 염증이 생겨 시력이 뿌옇게 변하거나 피부에 발진이 생기고 장에 염증이 나타나 설사를 반복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신질환으로 분류됩니다.
강직척추염은 주로 20~30대 젊은 남성에게 많이 생깁니다.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3~4배 정도 더 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10대 후반~20대 초반부터 시작되기도 합니다.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HLA-B27이라는 유전자와의 연관성이 알려져 있습니다. 면역체계가 자신을 스스로 공격하는 과정에서 척추와 관절, 그리고 다른 장기에 만성 염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치료의 첫걸음은 소염진통제
강직척추염 치료는 단계적으로 진행됩니다. 가장 먼저 사용하는 약은 흔히 알고 있는 소염진통제(NSAIDs)입니다.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움직임을 좋아지게 하며 장기간 복용하면 척추가 굳어가는 속도까지 늦춰주는 중요한 약입니다.
보통 2~4주 정도 꾸준히 먹으면 효과가 나타납니다.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하므로 환자의 생활 습관이나 위·간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알맞은 약을 선택하게 됩니다.
효과 부족하면 생물학적 제제
소염진통제를 3개월 이상 써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거나 부작용 때문에 더 이상 먹기 어려운 경우에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합니다.
1. TNF-α 억제제
가장 먼저 나온 생물학적 제제입니다. 염증을 일으키는 강력한 물질인 TNF-α를 차단해 증상을 완화합니다.
2. IL-17 억제제 (코센틱스, 탈츠)
최근에는 IL-17이라는 염증 유발 물질을 차단하는 약이 나왔습니다. 이 약은 척추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과정을 늦춰주는 효과가 있어서 환자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2023년 12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이제는 1차 치료제로도 쓸 수 있습니다. 환자들이 더 빨리 이 약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거죠.
선택지가 더 넓어진 JAK 억제제
TNF-α 억제제나 IL-17 억제제에도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이 생기면 또 다른 선택지가 있습니다. JAK 억제제입니다. 이 약은 먹는 약(경구제)이어서 주사제보다 사용이 편리합니다.
원래 류머티즘 관절염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에도 많이 쓰이던 약인데 강직척추염에도 보험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린버크, 젤잔즈 같은 약이 대표적입니다.
강직척추염은 시간이 지날수록 척추 마디가 차례로 굳어가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척추가 대나무처럼 굳어버리면 허리를 제대로 펼 수도 없고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집니다.
처음에는 허리 디스크처럼 보일 수 있어서 오진이 흔합니다. 하지만 경험 많은 류머티즘 전문의가 증상을 꼼꼼히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MRI 같은 영상검사를 통해 천장관절염을 발견하면 진단이 가능합니다. 조기에 잡아내면 척추 변형이나 장기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고, 젊은 나이에 생기는 사회적·경제적 불이익도 줄일 수 있습니다.
※강직척추염은
-젊은 나이에 시작해 평생 관리 필요
-새로운 치료제 등장과 보험 적용 확대로 치료 환경 개선
-빨리 병을 알아차리고 치료 시작하는 게 관건
-허리가 오래 아프고 아침에 특히 뻣뻣하면 류머티즘 전문의 찾기
도움말=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주하 교수. 서울성모병원은 강직척추염 환자들을 위해 다학제 협진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 치료와 맞춤형 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강직척추염은 젊은 나이에 발병해 사회생활과 일상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꾸준한 운동과 치료를 통해 충분히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주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