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펄어비스 신작 ‘붉은사막’을 향한 관심도가 나날이 치솟고 있다. 지난 도쿄게임쇼 2025에서 체험한 해외 게임 전문 미디어들 사이에서도 호평이 잇달았고 글로벌 게이머들도 기대감을 표했다.
펄어비스는 TGS 2025 개최 전에 국내 게임 전문 인플루언서 10명을 사옥에 초청해 붉은사막 시연을 진행했다. 시연을 마친 이들은 각자의 채널에 후기를 남겼다.
각 인플루언서들의 반응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지만 완성도와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무게는 기대감으로 더 실렸다.
상세하게 살펴보면 전반적인 평가는 유사하다. 방대한 볼륨과 자유도, 3단 점프와 활공, 로프, 슬라이딩, 파쿠르가 결합된 이동 자유도, 환경 반응과 구조물 파괴, 보스 기믹과 강한 타격감이 호평을 이끌었다. 지스타 빌드 대비 맵 디테일과 조작감이 좋아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단점으로는 복잡한 버튼 조합으로 인한 피로도와 적응 난이도가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특히 ‘깃발 들어 올리기’ 등 긴박한 상황에서의 불편, 밤이나 어두운 구간의 낮은 가시성과 함께 ‘재미의 코어가 무엇인지 아직 선명하지 않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종합하자면 남은 숙제는 조작 체계를 더 단순하고 명료하게 다듬고, 핵심 재미를 더 선명하게 보여주는 방안이다. 이를 해결한다면 국산 오픈월드 RPG 콘솔 패키지의 상징적 성취에 다가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확실한 건 현재까지는 ‘걱정’보다는 ‘기대’가 우세하다.
■ 붉은사막은 어떤 게임인가?
차세대 게임 엔진 ‘블랙스페이스엔진’으로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스광대한 파이웰 대륙을 무대로 주인공 ‘클리프’와 회색갈기 동료들과의 여정을 담았다.
출시일은 한국 시간 기준 2026년 3월 20일이다. 패키지 구성은 스탠다드 에디션, 디럭스 에디션, 컬렉터즈 에디션으로 구분된다. 스탠다드 에디션을 포함한 모든 에디션(맥 제외)에 예약 구매 한정 기간 보상인 ‘칼레드 방패’와 플레이스테이션5 플랫폼 한정 보상 ‘그로테반트 판금 세트’를 제공한다.
패키지 가격은 스탠다드 에디션 7만 9800원, 디럭스 에디션 9만 9800원, 컬렉터즈 에디션 33만 9000원이다.
이다
“한국 게임 같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고 단점은 보이지 않았다”
플레이하면서 한국 게임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불필요하게 공간을 낭비하는 부분도 거의 없다. 최근에 이 정도 완성도의 게임을 해본 기억이 없다. 걱정할 만한 작품은 아닌 것 같다.
진지하게 생각해 봐도 시연 버전 기준으로는 단점이 보이지 않았다. 광고를 받은 것도 아니고 순수하게 궁금해서 왔는데, 직접 와서 체험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잘 만든 게임이다.
로마러
“다양한 이동과 상호작용, 강한 타격감이 돋보였고 기대감 커졌다”
게임이 매우 역동적이다. 3단 점프, 활공, 로프, 슬라이딩, 파쿠르 등 다양한 이동 방식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상호작용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파괴 가능한 오브젝트와 속성 시스템을 활용한 상호작용이 참신하게 느껴졌다.
타격감도 눈에 띈다. 주먹의 타격감이 특히 뛰어났고, 다양한 레슬링 기술은 감탄이 절로 나왔다. 다만 밤이나 어두운 지역에서는 가시성이 떨어지는 점이 아쉬웠다. 그 외에는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게임이 나올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정식 출시가 되면 현재의 우려가 환호로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박서림
“맵 디테일과 조작감이 발전했고, 완성될 세계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지스타 시연 버전과 비교했을 때 맵의 디테일과 조작감이 확실히 발전했다. 맵을 탐험할 때 활강 기능 같은 주인공의 다양한 능력들도 플레이하는 입장에서 놀라웠다. 길어진 개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의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거대한 세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플레이 내내 정식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레드 데드 리뎀션, 스카이림, 위쳐3 같은 작품들이 떠올랐다. 기대해도 좋을 것 같고, 늦어진 출시에 대한 이유를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하다.
시온
“자유로운 이동과 화려한 전투 인상적이지만, 복잡한 조작은 개선 필요”
붉은사막은 이동의 자유도가 굉장히 높았다. 산이나 건물 등 거의 모든 지형을 오를 수 있었고, 그래플링 훅과 활공 기능으로 전장에서 빠르게 벗어나거나 원하는 위치로 곧바로 이동할 수 있었다.
주변 사물이나 동물과의 상호작용도 눈에 띄었다. 상자를 들어 던지거나 동물을 들어 올릴 수 있었고, 환경 요소에 따라 불이 붙거나 얼어붙는 등 다양한 반응이 나타났다.
전투는 무기와 격투 기술이 다양해 단조롭지 않았다. 던지기, 드롭킥, 공중 발차기 같은 기술들이 준비돼 있어 전투가 화려했고, 건물이나 구조물이 파괴되는 연출도 전투 몰입을 높였다.
보스전은 기믹과 전술이 잘 어우러졌다. 집중 능력과 구조물을 활용해 제압하는 방식이 특히 재미있었고, 체력 회복이 자유로워 끝까지 싸움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 실제 플레이 중 죽은 건 낙사뿐이었다.
아쉬운 점으로는 조작키가 지나치게 많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상당히 어려웠다는 점이다. 특히 ‘깃발 들어 올리기’ 같은 조작은 긴박한 상황에서 불편했으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범죄 시스템이 더 확장되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용병단의 수장이라는 설정을 살려 단순한 선악 구도를 넘어선 플레이가 가능하다면 매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 본다.
라미월드
“조작 난이도는 높지만, 불필요한 부분만 정리되면 수작이 될 게임”
붉은사막의 전투는 풍성한 모션과 콤보가 준비돼 있어 손에 익히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패드를 사용해 온 입장에서 스킬 콤보 조작은 상중하 중 상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단순히 공격과 회피만으로는 누구나 즐길 수 있지만, 여러 스킬 콤보를 활용하려면 높은 난이도에 적응해야 한다.
조작과 스킬 조합이 피로도가 높은 건 사실이다. 퀘스트 하나를 진행할 때도 깃발을 포함해 눌러야 할 키가 많고 월드 곳곳에서 몰려드는 다수의 적을 상대하다 보면 회피, 가드, 콤보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금세 피로가 쌓인다.
다양한 전투 방식을 제공하려는 의도는 이해되지만, 화려한 기술과 무궁무진한 콤보 조합만으로 재미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덜어내고 몰입도를 높인다면, 붉은사막은 국산 최초 오픈월드 RPG 콘솔 패키지 게임으로 호평받는 수작이 될 것이라 본다.
많은 논란이 있었던 파티클은 정식 버전에 조절 옵션이 추가될 예정이다. 그러나 실제 플레이에서는 대규모 전투의 긴박감에 집중하느라 파티클이 방해되지는 않았다. 전투 자체가 워낙 몰입감을 주기 때문이다.
개발진의 고민과 열정이 느껴졌다. 온도와 낮·밤 변화, 속성 공격에 따른 환경 반응까지 디테일하게 구현돼 있었고, 기다린 유저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하게 전해졌다. 단순한 말이 아니라, 세세한 디테일 하나하나가 게임 곳곳에 드러나 있었다.
중년게이머 김실장
“모든 것은 조작에 달렸다. 캐릭터와 플레이어의 일치가 핵심 과제”
입력이 많아 물약을 사용하려 했는데 다른 메뉴가 열리는 등 의도와 다른 동작이 자주 발생했다. 시연 버전에서는 캐릭터가 내 의지대로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
기존에 경험한 방식과는 전혀 다른 조작감이라 적응하기 전까지는 불편했으며, 비슷한 평가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게임을 중간부터 시작한 탓이 크고, 처음부터 하나씩 해금하며 커맨드에 익숙해진다면 평가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아직 게임 전체를 본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적 연출에는 많은 공이 들어갔다는 인상을 받았다. 단순히 게임을 한다기보다 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주며, 주변 NPC들의 연기가 자연스러워 몰입을 강화한다.
오픈월드 진행에서는 문을 부수거나 기믹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공략법이 준비돼 있었다. 이러한 요소가 얼마나 전반적으로 확장돼 있는지에 따라 ‘이런 방식도 가능하다’는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결국 모든 것은 조작에 달려 있다.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면 몰입도가 높아지지만, 그전에는 캐릭터가 내 의도와 따로 움직이는 듯한 불편함이 발생한다.
플레이어가 얼마나 빠르게 조작에 익숙해지는지가 몰입과 평가를 가른다. 보여주려는 것이 많은 만큼 조작 체계가 복잡해졌지만, 이를 어떻게 정리해 캐릭터와 플레이어를 일치시키느냐가 가장 큰 과제다.
김성회의 G식백과
“방대한 볼륨, 붉은사막만의 재미의 코어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꽤 재밌었다. 1시간 반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첫인상이 좋았다. 화려하고 다채롭고 눈도 귀도 즐겁다.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다. 굉장히 다양한 버튼 조합을 활용해 많은 액션 콤보를 펼치는데, 전투 스타일은 젤다 야생의 숨결과는 전혀 다르다.
모든 콤보를 소화할 수 있는 금손이라면 확실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오픈월드도 나름 잘 꾸며져 있어서, 서브 퀘스트가 풍성하고 창의적으로 구성된다면 ‘K-위쳐’라는 포부도 단순한 꿈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붉은사막은 포부도 크고 실제 볼륨도 방대한 게임이지만,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담으려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대표적인 즐길 거리가 무엇인지 바로 떠올라야 하는데, 정작 붉은사막 재미의 코어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남은 반년 동안 얼마나 퀄리티를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포텐셜이 될 수도, 폭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조작감은 ‘어렵다’보다는 ‘생소해서 불편하다’에 가까웠다. 기존 패드 유저 입장에선 생소하고 복잡한 조작법이다. 간단한 행동도 프로세스마다 별도의 버튼 조작을 요구한다. 만약 액션의 정교함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라면, 그로 인해 얻는 이득은 생소함과 불편함으로 인한 손해 보다 크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 피드백을 잘 반영해 개선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