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은 불, 뜨거운 물, 전기, 화학 물질 등에 의해 피부나 연부 조직이 손상된 상태를 말한다. 일상에서도 크고 작은 화상을 입을 수 있어 올바로 대처하는 요령을 익혀두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화상은 증상에 따라 1~4도로 분류한다. 1도 화상은 피부 가장 겉인 표피층에 발생해 피부가 붉어지고 부종, 통증이 나타나지만 물집은 생기지 않는다. 흐르는 물을 이용해 열을 식히고 피부 보습제 등을 발라 손상된 피부를 보호해 주면 대부분 합병증이나 후유증 없이 치유가 가능하다.
화상이 깊어 표피 안쪽 상부 진피층에 손상이 일어나면 물집이 발생하고 통증과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2도 화상으로 분류한다. 진피층 일부만 손상됐을 경우 2주 정도면 상피 재생이 일어나 회복되지만 화상이 깊어 하부 진피층까지 손상이 일어나면 감각이 없어지거나 피부가 창백해지고 회복되기까지 최대 4주가 소요될 수 있다. 회복 후에도 흉터가 남을 수 있다.
전문 화상 치료가 필요한 3도 이상의 화상은 진피 전 층과 피하조직까지 손상돼 피부색이 희거나 검게 변하고 신경 손상으로 통증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반면 4도 화상은 피부와 함께 근육, 신경, 뼈 등 인체 조직까지 손상된 중증 상태다. 이땐 119에 신고해 환자가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응급처치가 늦어지거나 침범 부위가 넓고 깊을수록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수술이나 피부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화상을 예방하기 위해선 조리할 땐 가전제품이나 주방기기를 동시에 사용하지 않고 장시간 가열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출처: Gettyimagesbank]](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0/31122_32823_2420.jpg?resize=600%2C400)
대부분 화상을 ‘데었다’라는 말로 가볍게 여기는데 화상이 깊고 면적이 넓다면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화상 초기 체액 소실이 많아지면 저혈압, 부정맥, 콩팥 기능 저하, 간 기능 저하, 쇼크 등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있다. 외부 세균과 미생물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관절 부위 조직에 화상을 입었다면 크기가 작더라도 회복되면서 살이 오그라들고 조직이 굳어 관절 움직임이 제한되기도 한다.
울산엘리야병원 외과 배강호 과장은 “생각보다 화상은 우리 생활에 아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에도 병원을 찾거나 치료에 관심을 가지는 일이 드물다”며 “자연치유가 된다거나 치료가 비싸다는 이유로 집에서 소주, 된장, 감자 등 민간요법을 시행할 경우 감염의 우려가 크고 합병증 발생 위험까지 있어 절대 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화상 직후 물집이 생기면 터트리려고 바늘 같은 뾰족한 물건을 소독도 하지 않고 찌르는 경우가 있다. 이는 2차 세균 감염을 일으켜 합병증과 후유증의 위험이 커지므로 물집이 생겼다면 터트리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배 과장은 “화상은 치료 후에도 흉터가 남을 수 있으므로 죽은 조직을 제거하고 피부를 재생하는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화상을 예방하려면 음식을 조리할 때 가전제품이나 주방기기를 동시에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불을 이용하는 요리는 자리를 비우거나 장시간 가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뜨거운 음식이나 조리도구는 안전한 장소에서 충분히 식히고 어린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는 안전을 위해 가급적 주방 출입을 삼가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