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 자도 또 자는 아이, 기면증 아닌 ‘이것’일 수도


과다수면증 진단을 위해서는 야간수면다원검사와 다중수면잡복기검사 등을 시행한다. [출처:Gettyimagesbank]

과다수면증 진단을 위해서는 야간수면다원검사와 다중수면잡복기검사 등을 시행한다. [출처:Gettyimagesbank]


아무리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낮에도 자꾸만 졸음이 쏟아진다면 단순 피로 문제로 넘겨서는 안 된다. 치료가 필요한 수면 장애일 수 있어서다. 


수면 장애는 전체 인구의 20%가량이 경험할 만큼 흔한 질환이다. 그중 과다수면증은 2019년 이후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기준으로 과다수면증 환자 수는 2022년 처음으로 2000명대를 넘겼으며 2024년에는 2583명까지 늘었다. 특히 10~20대 청소년·청년층에서 과다수면증으로 진단받는 사례가 많다.


과다수면증은 말 그대로 과도하게 잠을 자는 상태다. 크게 기면증과 특발성 과다수면증으로 구분되며 기면증은 또다시 주간 졸림과 탈력발작이 동반되는 1형과 주간졸림증만 있는 2형으로 구분된다.  강남베드로병원 뇌전증·수면센터 신경과 홍승봉 원장은 “2형 기면증은 1형과 달리 탈력 발작(몸의 힘이 갑자기 빠지는 증상) 없이 심한 주간졸림증과 주간 5회 낮잠 중 2회 이상의 렘수면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라며 “하루 수면시간이 너무 길고 주간 졸림이 심하지만, 수면검사 결과 기면증 기준에 맞지 않으면 특발성 과다수면증으로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평소 생활 양상에서도 과다수면증과 기면증은 차이를 보인다. 기면증은 극적인 주간 졸림 증상을 야기하는 반면 특발성 과다수면증일 땐 만성적이거나 서서히 심해지는 졸음 등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질환이 아닌 개인의 의지와 게으름 문제로 오인되곤 한다. 문제는 이를 방치할 경우 집중력 저하로 학업과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지고 졸음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수면 장애를 가장 자세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야간수면다원검사다. 검사실에서 잠을 자며 수면 중 증상을 면밀하게 살피는 검사다. 혈중 산소포화도, 다리 움직임 등 신체 신호 모니터링을 통해 수면의 질과 각성 빈도 같은 수면 양상을 관찰하고 측정하게 된다.


과다수면증이 의심되는 경우 5회의 낮잠에서 주간 졸림의 정도와 렘수면의 출현을 검사하는 주간 다중수면잡복기검사도 병행한다. 이때 평균 수면 잠복기가 8분 이하로 짧게 나타나고 렘수면이 2회 이상 나타나면 기면증으로, 렘수면이 없거나 1회만 나타나면 특발성 과다수면증으로 진단한다. 홍 원장은 “8시간 이상 충분히 잠을 자도 피곤하거나 기상이 어렵거나 낮에 졸린 증상이 3개월 이상 이어진다면 이를 방치하지 말고 신경과 수면센터를 찾아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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