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맥스 ‘미드나잇 워커스’가 얼리 액세스를 앞두고 다시 한번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참가했다. 첫 데모 이후 벌써 네 번째 테스트로 앞서 해보기 전 마지막 담금질이다.
미드나잇 워커스는 ‘리버티 그랜드 센터’라는 고층 빌딩을 무대로 하는 PvPvE 좀비 익스트랙션 게임이다. 층마다 다른 콘셉트로 구성된 맵에서 좀비 사냥 또는 유저 간의 전투를 통해 아이템을 파밍하고, 최종적으로 탈출 포드를 찾아 생존해야 한다.
장르의 문법을 철저히 따르기에 여타 익스트랙션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미료로 좀비가 추가됐고, 수평 구조의 넓은 필드에서 싸우는 게임과 다르게 다층 구조의 좁은 빌딩에서 게임이 진행된다는 차이가 있는 정도다.
미드나잇 워커스가 벌써 네 번째 데모를 맞이한 만큼 게임에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테스트를 거듭할수록 완성도가 올라가고 있다.
■ 올라간 ‘좀비 피로도’, 장르 색깔은 더 뚜렷하나 피로도는 증가
미드나잇 워커스는 굳이 비교하자면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보단 ‘다크 앤 다커’, ‘던전본’, ‘던전 스토커즈’ 등의 던전 크롤러 익스트랙션 게임들과 유사하다. 좀비로 둘러쌓인 빌딩을 온갖 마수들로 가득한 던전과 같다.
저번 데모 버전과 차이가 있다면 게임의 형태가 초창기 다크 앤 다커에 모습에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바보 깡통에 불과했던 좀비들이 이제는 제법 성가셔 졌다는 점이다. 물론 완전히 동일하진 않지만 그 당시 고블린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피통은 그대로다. 지난 8월 데모 버전이 기본 무기로 헤드 3회 적중 시 일반 좀비가 쓰러졌는데, 10월 데모 버전도 3번으로 동일하다. 다만, 그 수가 정말 많아졌다. 지난 플레이 영상을 보며 비교해도 확실히 늘었다는 게 체감이 된다.
8월 데모까진 좀비가 빡세게 다가오는 느낌은 아니었다. 개체가 홀로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고, 한 번에 다수와 싸우는 빈도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잘못 싸웠다간 최소 3마리 좀비와 싸우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장단이 있다. 멍청한 AI를 탑재한 좀비를 잡아 경험치 획득 및 파밍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피로도를 높인다. 특히, 무기 등급이 낮은 초반 구간이 그렇다. 상대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때리는 모션 보고 때린다”라는 안전 지향 플레이에는 높은 피로가 동반된다.
피로도 측면에서 보면 장점보단 단점이 더 커 보인다. 슈터 기반의 익스트랙션 게임은 잡몹의 경우 헤드 원탭이 가능하고, 근접 전투와 달리 턴을 주고 받는 체류 시간도 짧아 그 수가 많아도 피로도가 덜하다.
탈출 포트를 찾아 이동하는 와중에도 하루 종일 좀비를 썰면서 전진하는 건 긴장감보단 귀찮음에 가까웠던 탓이다. 물론 캐릭터 퍽이나 장비가 강해짐에 따라 피로도가 완화되는 건 확실하다. 결국 이 구간을 “버티냐 못 버티냐”로 동접 유지가 결정될 확률이 높다.
다행인 점은 이번 데모부터 ‘담배’가 추가돼 공짜 힐팩이 3개나 생겼다. 담배를 피는 도중에는 이동이 불가능하고, 시야를 돌리는 범위도 제한되는 등 무방비 상태가 된다. 하지만 많은 HP를 회복시켜줘 상당히 뉴비 친화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 신규 유저에게는 가혹한 장르지만 ‘월드맵’이 추가됐다
여타 던전 크롤러 익스트랙션과 비슷하다고 한 만큼 시스템적으로 유사한 대목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게 ‘층 폐쇄’다. 쉽게 말해 자기장이다. 수평이 아닌 수직적 구조 맵에 어울리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날 때마다 맵을 압축시키는 역할을 한다. 유저를 안전지대 안에 몰아 전투를 권장하고, 게임 템포를 높히는 목적이다. 초반에는 AI만 잔뜩있고, 플레이어는 없는 것 같지만, 층이 하나 둘 폐쇄되다 보면 결국 만나게 된다.
층을 오가는 방법은 크게 2가지 계단과 엘레베이터다. 층 폐쇄가 진행되면 두 구역은 자연스럽게 ‘핫 플레이스’가 된다. 폐쇄되는 층에 있던 유저는 생존을 위해 경유하고, 특정 집단은 이를 기회로 킬을 올리기 위해 접근한다.
익스트랙션은 파밍에서 오는 도파민은 물론 PvP 대전에서 오는 재미도 분명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플레이어를 특정 구간으로 모는 자기장은 그다지 이상하지 않은 시스템이다. 그리고 분명 필요한 시스템이다.
자기장 시스템은 장단이 있다.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알짜베기 아이템이 많이 나오는 랜드마크에 가지 않고, 외각 위주로 안전 지향 플레이를 하며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다. 하지만 자기장이 있으면 이런 플레이가 어려워진다.
물론 미드나잇 워커스도 14층 호텔이나 B1 주차장, 3층 병원 등 인기 파밍 지역이 있기 때문에 특정 지역을 피해 파밍하면 최대한 생존할 수 있다. 물론 정보가 부족한 신규 유저는 탈출 한번도 못한 채 계속 죽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건 맞다.
하지만 미드나잇 워커스는 10월 데모를 통해 맵을 제공해서 신규 플레이어들을 많이 배려했다. 또한, 각 층마다 어떤 구역인지 설명이 돼 있기 떄문에 어느 정도 맵을 보고 변수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데모를 거듭할수록 올라가는 완성도
앞서 언급한 월드맵과 더불어 여러 편의성이 10월 데모에 반영됐다. 가장 눈에 띄는 포인트는 상인 압축이다. 기존 9명이었던 상인이 5명으로 압축됐다. 과하게 분산돼 있던 아이템을 비교적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이건 GOAT 패치가 맞다.
다만, 아쉬운 대목이 있다면 상인 미션 수주 한도가 왜 3개로 설정됐는지다. 보통 한 번에 다 받아놓고 상황에 맞게 퀘스트를 깨는 게 일반적이지만, 미드나잇 워커스는 선정한 3개 밖에 동시 진행이 안 돼 플레이에 제약이 발생한다. 플레이어 입장에서 꽤 불편하게 다가온다.
거래소 필터링 추가는 이전 데모부터 꼭 필요해 보였는데 10월 데모를 통해 들어왔다. 장식품, 무기, 보물, 소재 등의 대분류 뿐만 아니라 각 아이템의 등급, 스탯 그리고 가격순 정렬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여전히 버그는 존재하지만 최적화에 있어서는 확실히 8월 데모에 비해 비약적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서버의 경우 플레이 도중 로비로 튕기는 현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할 만큼 잦았는데 이번 데모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다.
개발진은 추후 비정상적으로 게임이 종료됐을 때 잃어버린 아이템을 복구해 주는 기능 등 꾸준히 편의성을 개선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직 부족한 요소들이 많은 게임이지만, 정식 출시까지 보완될 가능성이 있다.
오는 11월 21일 시작하는 얼리 액세스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미 게임적으로 즐길 포인트는 많다. 장르 문법도 충실하게 따라 긴장감과 도파민은 충분히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