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GV70을 통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다. 내년 부분변경 모델부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해 전동화 전환의 중간 단계를 밟을 예정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내년 4분기 신형 GV70을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에는 완전 변경이 예상됐지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투입이 결정되면서 일정이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부분변경 모델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먼저 선보이는 방식이다.
이번 모델의 핵심은 두 가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하나는 기존의 병렬형 하이브리드고 다른 하나는 전기차처럼 움직이는 주행거리 연장형 하이브리드다.
두 시스템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하나는 효율 중심, 다른 하나는 전기 주행 감각에 초점을 맞췄다.
GV70은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실험적인 위치에 있다. 제네시스는 이미 완전 전동화 계획을 한 차례 미루며 하이브리드 중심의 중간 전략을 채택했다.
GV70은 그 첫 번째 결과물이다. 브랜드는 이를 통해 전기차 이전 세대의 마지막 프리미엄 SUV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GV70 하이브리드는 팰리세이드에 먼저 적용된 2.5리터 가솔린 터보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후륜구동에 맞게 조정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 모터와 엔진의 결합은 그대로지만, 변속기 세팅과 제어 로직은 완전히 다르게 설계된다. 제네시스 특유의 매끄럽고 조용한 주행감이 핵심이다.
출력은 약 360마력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네시스가 올해 초 인베스터 데이에서 500마력급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언급한 만큼, 추후 고성능 트림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또 하나의 축인 EREV는 조금 더 특별하다. 엔진이 직접 바퀴를 굴리지 않고 오직 전기를 생산하는 데만 사용된다.
즉, 엔진은 발전기 역할만 하며 실제 구동은 전기모터가 담당한다. 겉으로는 하이브리드지만 실제 체감은 전기차에 가깝다.
EREV 시스템은 전기차의 정숙성과 즉각적인 응답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충전 인프라 부담을 덜 수 있다.
제네시스는 해당 시스템을 통해 “1회 충전으로 1천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거리 주행 비중이 높은 소비자에게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직 세부 제원은 베일에 싸여 있다. 업계에서는 EREV 버전에 V6 3.5리터 가솔린 엔진이 들어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세부 구성을 공개하지 않은 채 “효율과 주행 감성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라고만 설명했다.
GV70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제네시스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북미 시장에서는 효율 중심의 HEV가, 유럽과 한국에서는 EREV가 주력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가격은 가솔린 대비 약 500만원가량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GV70 가솔린 모델이 5천만원대 후반에서 시작되는 만큼, 하이브리드 모델은 6천만원 안팎에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와 EREV, 두 가지 심장을 품은 GV70은 내년 하반기 출시 이후 제네시스 라인업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